홍대 누드모델 몰카-워마드 유포 女, 2500만원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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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19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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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1억원 청구…法 "2차 가해 책임 모두 피고에 돌리기는 부적절"

지난해 홍익대학교 회화과 수업에서 남성 누드모델의 나체를 찍어 온라인에 유포한 20대 여성이 수천만원의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는 민사 재판 판결이 나왔다.

19일 서울서부지법 민사10단독 김성대 판사는 피해 모델 A 씨가 안모 씨(26)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2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A 씨는 지난해 10월 안 씨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김 판사는 “피고가 원고의 신체 사진을 찍어 워마드 게시판에 올린 행위는 원고의 인격권, 초상권 등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라며 “피고는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손해배상액 산정에 대해선 “인터넷에 광범위하게 원고의 신체 주요 부위와 얼굴까지 노출된 사진이 유포됐고 사실상 사진의 완전한 삭제가 어려워 원고의 고통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고가 주장하는 일부 극렬 남성 혐오 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2차 가해에 대해서는 그 전부를 피고의 책임으로 돌려 위자료 증액 사유로 삼기에는 부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2500만원으로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안 씨는 지난해 5월 홍익대 회화과 전공수업에 ‘누드 크로키’ 모델로 참여한 A 씨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고, 이 사진을 남성혐오 커뮤니티 ‘워마드’에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 씨는 같은해 열렸던 1·2심 형사 선고공판에서 모두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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