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는 만병통치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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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치료, 이것만은 알아야]

이수찬 창원힘찬병원 대표 원장
이수찬 창원힘찬병원 대표 원장
“수술하지 않고 줄기세포로 치료할 순 없을까요.”

말기 관절염이라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면 이렇게 되묻는 환자가 간혹 있다. 해외토픽을 통해 신경마비 환자가 줄기세포 치료를 받고 일어서는 모습을 보고 줄기세포 치료에 대해 장밋빛 환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현재 줄기세포 치료는 피부과, 신경과를 비롯해 관절과 척추 치료에도 접목되고 있다. 관절염 환자들도 ‘줄기세포 치료로 절개하지 않고 간단하게 시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관절염의 줄기세포 치료는 연골이 부분적으로 손상된 부위에 줄기세포를 이용해 연골을 재생하는 원리로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배아줄기세포, 중간엽줄기세포, 성체줄기세포가 그것이다.

배아줄기세포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 4일째 되는 배아세포를 배양해 연골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중간엽줄기세포나 성체줄기세포보다는 상대적으로 효과적이지만 윤리적인 문제로 연구목적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

중간엽줄기세포는 태반에서 추출한 피를 배양하는 방법으로 현재 제품으로 만들어져 시술되고 있다. 다른 줄기세포와 비교했을 때 중간 정도의 효과로 안전성도 검증됐다. 전문의와 면밀히 상담해 본인에게 적합하다고 판단된다면 시술 후 좋은 결과를 볼 수도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사람 몸의 조직을 떼어내 배양하는 방법인데 대표적인 것이 지방줄기세포다. 지방줄기세포는 위에서 언급한 2가지 줄기세포보다 효과가 떨어진다. 또 신체의 지방을 떼어내는 과정에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관절내시경, 절골술 등을 하면서 지방줄기세포 시술을 같이 하는 병원들이 있는데, 이 같은 복합시술의 효과가 지방줄기세포의 효과라기보다 관절내시경, 절골술, 약물요법 때문이라고 학계와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현재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재생치료는 전문의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막상 적용할 수 있는 환자는 100명에 1명꼴로 매우 한정돼 있다. 부분적으로 연골이 떨어져나간 환자에게만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모든 관절염 환자에게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줄기세포 치료는 만병통치가 아니다. 장밋빛 환상은 금물이다. 수술하지 않고도 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다는 광고문구에 혹해 잘 알아보지 않고 무작정 치료에 접근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수찬 창원힘찬병원 대표 원장
#관절염 치료#줄기세포 치료#인공관절 수술#중간엽줄기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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