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여중생 살인사건’ 15년만에 제보자 등장…용의자 몽타주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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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31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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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장기 미제로 남아있던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의 새로운 제보자가 15년 만에 나타났다.

3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을 추적했다.

2003년 11월 당시 여중생이었던 엄유정 양(가명)은 어머니와 통화한 후 실종됐다. 엄 양의 어머니는 "통화하고 10분이 돼도 5분 정도면 애가 오는데 안 오더라"고 말했다.

실종 24일째 되던 날 엄 양의 소지품이 발견됐고, 2004년 2월 8일 경기도 포천시 도로변 인근의 배수로의 지름 60cm 좁은 배수관 안에서 엄 양의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시신이 알몸상태였던 점을 보아 성폭행이 의심됐지만 정액반응은 음성이었고, 눈에 띄는 외상이나 결박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시신에서 눈에 띈 건 엄 양의 손·발톱에 칠해진 빨간색 매니큐어였다.

평소 엄 양이 매니큐어를 바르지 않았다는 가족과 친구 진술에 따라 사후에 범인이 칠한 것으로 판단됐다. 심지어 범인은 엄 양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한 후 깎기도 했다.

당시 부검의였던 김윤신 교수는 "페디큐어가 칠해진 사건은 처음이다. 상당히 깔끔하게 발라져있었다"라고 말했다.

프로파일러 출신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적인 유린행위, 유사성행위, 여기에서 성적쾌감이나 만족감을 얻는 형태의 도착증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한 마트에서 매니큐어를 바른 남성이 빨간색 매니큐어를 사갔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당시 매장에서 일한 여성은 "남자분이 오셔서 빨간 매니큐어를 두 개 주더니 '언니 어떤 게 더 진해요?'라고 물었다. 부인이 시켰더라면 '우리 와이프가 어떤 색 좋아할까' 이렇게 했을 거 아니냐"며 "매니큐어를 팔고 조금 있다가 그 살인사건이 났다. 그때도 유심히 안 봤고 약간 호리호리하다는 것밖에 기억이 안 난다 젊은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30대 중후반 정도"라고 말했다.

또 제보자가 등장했다. 엄 양과 이웃동네에 살았다는 한모 씨는 2003년 10월 흰색 차량을 타고 있던 남성에게 납치를 당할뻔 했다고 말했다.

한 남성이 한 씨에게 '학생 어디까지 가세요?'라고 물었고 거절을 하면 해코지를 할 것 같은 생각에 한 씨는 차량에 탑승했다.

내려달라는 한 씨의 요청에도 이 남성은 차량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한 씨는 달리는 차에서 탈출했다. "(달리는 차에서) 발을 내밀어서 있는 힘껏 발을 내미니까 구둣발이 몇 번을 끌렸다"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 일주일 후 동네에는 '엄 양을 찾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붙었다. 한 씨는 "'아 그사람이구나'하고 바로 전화를 꺼냈는데 '잡히겠지. 그냥 묻고 죽자, 죽을 때까지 말하지 말자' 생각을 했다"라고 바로 신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씨는 당시 차량에 탑승했던 남성에 대해 "(얼굴이) 하얗다. 얼굴이, 남자가 화장을 했나? 하얗고 창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너무 밝아서 밝은 갈색이라 유리처럼 보였다. 검정 색소가 많이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다. 머리카락도 갈색이었다. 운전대를 계속 잡고 있는데 옆의 기어에 손을 대고 있었는데 너무 여자 손인 거다. 여자 손처럼 하얗고. 이런 데 털이 있지 않나. 그런 털도 없고. ‘어떻게 남자가 그렇게 하지?’ (손톱을) 다듬은 느낌이었다. 투명 매니큐어를 바르면 반짝거리지 않나. 그냥 손톱은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한 씨는 최면 수사도 받았다. 이를 통해 한 씨는 해당 차량이 공업사에서 나왔고, 차량 번호가 '경기 735*'라는 것을 기억했다. 제작진이 '경기 735*' 차주들을 만났지만 한 씨가 언급한 남성은 없었다.

하지만 한 씨의 제보 이후 더 많은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한 여성은 제작진에게 "갑자기 어떤 하얀책 차가 서더니 같은 방향 간다고 그래서 그 차를 탔나 보다. 그 목적지 됐는데 안 내려주고 무시하고 갑자기 달리더니 저수지까지 끌고 가더라"고 제보했다.

한 씨의 최면 수사 이후 몽타주가 다시 그려졌다. 몽타주 속 인물은 175㎝의 호리호리한 체격, 깔끔한 손을 지녔다. 한 씨는 몽타주를 보고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경기북부경찰청 이재원 강력계장은 "미제사건이 된 것은 단서나 돌파구를 발견하지 못해서"라며 "어떤 제보라도 해주면 고맙다. 제보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단서다. 연관성을 정확하게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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