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단체·시민 등 전씨 사과·반성 기대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의 ‘광주 재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0일 오후 광주법원 법정 앞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피해자인 조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1일 5·18 피고인 신분으로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2019.3.10/뉴스1 © News1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씨(87)가 5·18과 관련해 23년 만에 법정에 선다.
11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법정동 201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의 심리로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공판기일이 진행된다.
공판기일에서는 공소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입장 확인, 증거 채택여부 등의 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씨가 불출석과 재판 연기 등으로 인해 그동안 제대로 공판기일이 진행되지 못한 만큼 사실상 이번 공판기일이 첫 공판기일이 될 예정이다. 이날 재판에는 전씨와 함께 부인인 이순자씨도 함께 할 계획이다.
법원에서는 전씨의 재판과 관련해 포토라인을 설치한 상태다. 전씨와 이씨가 법원에 설치된 포토라인에서 어떤 말을 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월 단체와 광주지역 시민단체와 전씨의 재판 방청권에 당첨된 시민들은 전씨의 사과와 반성을 기대하고 있다.
또 일부 시민들은 39년 동안 밝히지 않는 최초 발포명령자 등 진실을 밝혔으면 좋겠다는 뜻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5·18을 폭동이라고 표현하는 등 전씨가 반성을 하지 않았다면서 입을 열지 않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조영대 신부는 “전두환이 광주 법정에 선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지만, 법정에서 사죄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거짓증언할 가능성이 크기에 벌써부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진실이 덮어질 순 없다. 그가 헬기사격을 명한 장본인이고 주범이라는 사실이 결국 백일하에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법정에 서는 동시에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해 5·18진상규명에 협조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전씨는 지난해 8월 한 차례 재판에 나오지 않았고 9월엔 광주 대신 서울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신청했다가 기각됐다. 이후 지난달 7일 열린 재판에는 독감을 이유로 불참했다가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광주=뉴스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