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자택 앞 집결 보수단체 “강제구인? 우리 밟고 해”…지만원도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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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7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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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의경이 근무를 서고 있다(뉴시스)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의경이 근무를 서고 있다(뉴시스)
법원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88)을 강제 구인하기로 한 가운데, 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들이 그의 집 앞에서 법원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는 7일 오후 2시 반 열릴 예정이던 재판에 전 전 대통령이 독감을 이유로 불출석하자 다음 공판에 맞춰 전 전 대통령에게 구인장을 발부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기일은 3월 11일 오후 2시 반이다.

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단체들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법원의 결정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전 전 대통령 주택 주변에 폴리스 라인을 쳐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집회에는 자유연합·500만 야전군·전군 구국동지회 회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법원을 향해 “38년 전 일을 광주에서 다시 재판한다는 것은 마녀사냥”, “전 전 대통령을 강제구인하러 온다면 우리를 밟고 가라”라고 말했다.

‘5·18 북한 배후설’을 주장한 보수논객 지만원 씨도 집회에 참가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지 씨가 “전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북으로 날아가는 것을 막은 구국의 영웅”이라고 말하자 환호성을 질렀다.

참가자들은 한 기자의 가방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이 달린 것을 보고 격노하기도 했다. 이들은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왔느냐”라고 고성을 질렀다.

한편 5·18 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같은날 오후 광주지법 앞에서 “전두환은 재판에 성실히 임하라”라며 “전두환은 광주시민을 학살했고, 5·18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던 수많은 젊은이들을 감옥에 가뒀다. 1980년대를 독재와 암흑으로 만든 것에 대해서도 역사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 재판부는 더이상 전 씨에게 관용을 베풀어선 안 된다”라고 밝혔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故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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