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71명이 31일 새벽 경기 평택 쌍용자동차 본사로 출근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뉴시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71명이 10년 만에 다시 출근길에 올랐다.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은 31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쌍용차 해고자들 복직에 대해 “상당히 긴장되고 만감이 교차 한다”면서 “함께 복직하는 조합원들 또한 기쁜 표정이다. 10년이란 시간동안 이날을 기다려 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현장에 먼저 복직하신 분들도 있기 때문에 함께 땀 흘리면서 일할 것 같다는 좋은 느낌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9월 14일 쌍용자동차 복직 합의를 통해 복직이 확정된 것이 가장 기뻤다며 “다시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었던 날”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6월 27일 함께 공장으로 돌아가기로 했던 김주중 조합원의 죽음이 가슴 아프다”고 떠올렸다.
해고자들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 또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한 김 사무국장은 “쌍용자동차 사태를 겪으면서 해고자, 그의 배우자와 아이들 또한 10년동안 함께 고통 받고 아파했다. 그러나 복직 소식 이후 제자리로 돌아가면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김 사무국장은 “그럼에도 국가 손해배상청구 소송이라는 숙제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해고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낸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해당 소송을 취하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경찰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는 2009년 쌍용차노조 진압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최종 승인했고, 경찰이 강경대응 계획을 수립해 사측과 공동작전을 벌였다고 밝혔다”며 “잘못된 진압 과정을 아직 사과 받지 못했다. 또한 정부가 그런 아픔을 겪었던 해고 노동자들과 그의 가족들을 치유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아직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많은 사람들 관심 덕에 이렇게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게 돼 기쁘지만 최소한 국가가 해야 할 몫은 꼭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른바 쌍용차 사태는 2009년 4월 전체 임직원의 36%인 2600여 명이 정리해고 되자 노조원들이 5월 21일 옥쇄 파업에 돌입하면서 촉발됐다.
77일 간 이어진 파업 과정에서 한상균 당시 쌍용차지부장 등 64명이 구속됐고, 1700여 명이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조합원 970여 명은 옥쇄 파업을 끝까지 버텼지만 무급휴직이나 명예퇴직을 택해야 했고, 나머지 165명은 결국 해고자가 됐다.
사태의 해결이 미뤄지는 동안, 해고자들을 포함해 가족들 3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쌍용차는 경영상태가 호전된 2013년 가장 먼저 무급휴직자 454명을 전원 복직시켰다. 이어 해고자와 희망퇴직자 중 2016년 40명, 지난해 62명이 차례로 복직했다. 올해는 3월 16명이 회사로 돌아간 데 이어 71명이 추가로 복직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마지막 48명이 모두 복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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