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역 온수관 파열→100℃ 물기둥→車 앞유리 관통→운전자 전신화상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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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5일 15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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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8시43분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배관 파열 사고로 주변에 수증기가 가득 차 있다.뉴시스
4일 오후 8시43분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배관 파열 사고로 주변에 수증기가 가득 차 있다.뉴시스
4일 밤 발생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 온수배관 파열사고로 맞은편 차로를 지나던 송모 씨(68)가 펄펄 끓는 고온의 물기둥에 참변을 당했다.

20년 전 부인과 헤어진 뒤 홀로 생활해 오던 송 씨는 이날 결혼을 앞둔 둘째 딸, 예비 사위와 함께 백석역 인근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오후 8시 30분께 헤어졌다.

10여분 뒤인 오후 8시 41분께 백석역 부근에서 한국지역난방공사 열 수송관이 파열되면서 100℃에 달하는 고온·고압 ‘물기둥’과 함께 토사가 인근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뜨거운 물기둥이 땅을 뚫고 솟아올라 사방으로 퍼지면서 송 씨 차량을 덮쳤다"고 설명했다. 물과 토사 등이 강한 압력으로 차량 앞 유리를 강타하면서 깨뜨려 손 씨를 직격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 한 경찰에 따르면 송 씨는 운전해 귀가하던 중 사고지점 근처에서 희뿌연 증기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차량을 잠시 정차했다. 그 순간 갑작스러운 물벼락을 만났고 1차로 얼굴 등 중화상을 입었다. 고온·고압의 물기둥이 송 씨를 덮친 순간 그의 비명소리가 들리면서 앞 유리창이 깨지고 블랙박스 녹화도 함께 끊겼다.

이후 그는 곧장 뒷좌석으로 이동해 탈출을 시도했으나 계속 쏟아지는 물을 피하지 못하고 결국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송 씨는 전신 화상을 입은 채 주검으로 돌아왔다. 특히 얼굴이 변형될 정도로 심한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씨의 시신은 사고 발생 약 2시간 만인 오후 10시 40분께 뒤늦게 발견됐다. 사고 직후 일대가 수증기로 뒤덮여 한치 앞이 안 보였기 때문.

백석역 인근 온수배관 사고를 직접 목격한 시민 조성진 씨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뜨거운 물이) 인도까지 차올랐다. 빗물이나 이런 게 아니라 라면 끓는 물처럼 100℃가 넘는 뜨거운 물들이 용암처럼 부글부글 막 끓어올랐다”라며 “계속 물이 넘쳐나는 상황이었다”고 당시 아비규환의 상황을 전했다.

한편, 경찰은 송 씨의 사망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오는 6일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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