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역 인근 온수관 파열 목격자 “라면 끓일수 있는 100℃물이 콸콸…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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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5일 0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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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역 인근 온수관 파열

4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배관 파열 사고로 주변에 수증기가 가득 차 있다. 사진=뉴시스
4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배관 파열 사고로 주변에 수증기가 가득 차 있다. 사진=뉴시스
“(뜨거운 물이) 인도까지 차올랐다. 빗물이나 이런 게 아니라 라면 끓는 물처럼 100℃가 넘는 뜨거운 물들이 넘쳐난 것이지 않나. 용암처럼 부글부글 막 끓어오르더라.”

4일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에서 도로 지하에 매설된 온수배관 파열 사고를 목격한 시민 조성진 씨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계속 물이 넘쳐나는 상황이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경기북부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4일 오후 8시 41분경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에서 지하에 매설된 지역난방공사의 850mm 온수배관이 터졌다. 이 사고로 인근에 있던 차량 유리창이 깨지며 뜨거운이 물이 차량 안을 덮쳐 손모 씨(68)가 전신에 화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으며 시민 20여 명이 부상했다. 또 파열된 배관에서 95∼110℃의 뜨거운 물과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이 일대 3만 m²가 침수됐고, 교통이 통제되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

조 씨가 운동 중 자녀의 전화를 받고 사고 현장을 목격한 건 4일 오후 9시 5~10분경. 조 씨는 “(밖을) 내다봤더니 소방차들이 엄청나게 많이 와 있었다. 대관령 올라갈 때 안개 끼면 앞이 안 보이지 않나. 그런 상황처럼 건물들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증기가 가득했었다. 3~4층 정도의 높이는 거의 안 보일 정도로 자욱하게 수증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에 워낙 뜨거운 물이 솟구쳐버리니까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못 나오신 분들도 있었고, 지나면서 그 물을 맞았던 분들이 아마 화상을 입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많이 놀랐다. 그냥 비가 와서 하수관이 터진 그런 사고가 아니고 물이 끓는, 라면을 끓일 수 있는 100℃의 물이 도로로 높이 솟구쳐 오른 거였다”며 “실제로 가까이에서 봤던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엄청나게 공포스러웠더라. 냄새가 나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뿌연 안개 속에서 사우나에 갇혀 있는 그런 느낌이 도로에서 난 거니까 굉장히 위험하고 공포스러웠었다”고 전했다.

한편 고양시 백석역 인근 온수관 파열 사고로 인근 2800여 가구에 난방용 열 공급이 중단된 가운데,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는 5일 오전 9시께 복구 작업을 끝내고 난방열 공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고양지사 측은 파열된 배관의 밸브는 잠근 상태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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