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정점’ 양승태 향하는 핵심 관문…박병대 前대법관 입 열까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19일 15시 41분


코멘트

“사심 없이 일해” 사실 인정하며 ‘무죄’ 주장할듯
추가 소환 가능성…檢, 조사뒤 신병 처리도 고심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지연 개입 의혹 등을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18.11.19/뉴스1 © News1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지연 개입 의혹 등을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18.11.19/뉴스1 © News1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당시 법원행정처장으로 각종 의혹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61·사법연수원 12기) 간의 수싸움이 시작됐다.

검찰이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으로 수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박 전 대법관으로부터 양 전 대법원장의 지시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 전 대법관은 19일 검찰에 출석하며 행정처장으로 “사심 없이 일해 왔다”며 제기된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9일 오전 9시30분 박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다.

박 전 대법관은 각종 사법농단 의혹이 집중적으로 벌어졌던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행정처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사법농단 의혹에서 ‘키맨’으로 꼽혀오며 구속 기손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직속상관이기도 하다. 검찰은 임 전 차장 공소장에 박 전 대법관을 공모자로 적시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사법농단 의혹 전반에 걸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차한성 전 대법관과 다르게 박 전 대법관을 공개 소환한 것은 받는 의혹이 더 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과 관련해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서 외교부 등과 함께 재판 지연 및 전원합의체 회부, 판결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의심 받는다. 당시 법원이 청와대의 요구에 응하는 대가로 법관 해외파견 등을 요구했다는 의혹이다.

이외에도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Δ통진당 지방·국회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Δ탄핵심판 등 헌법재판소의 평의 내용 및 내부기밀 유출 Δ법원 공보관실 운영비로 비자금 조성 ΔΔ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관련 행정처의 고용노동부 재항고 이유서 대필 Δ법관 비리수사 축소·은폐 위한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내란음모 상고심 기일 조율 Δ비선 의료진 특허소송 등에 개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법관은 자신이 받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해 부인하는 모습이다. 박 전 대법관은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하며 “법관으로서 평생 봉직하는 동안 제 나름으로는 최선을 다했다. 또 법원행정처장으로 있는 동안에도 그야말로 사심 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법관은 검찰 조사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법리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양 전 대법원장과 임 전 차장 사이에서 중간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대법관 조사를 통해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의 개입 정황을 확인하면 향후 수사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임 전 차장이 진술을 사실상 거부하는 가운데 박 전 대법관이 검찰 조사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도 주목된다.

박 전 대법관이 여러 의혹을 받는 만큼 검찰 조사도 이날 한차례로 마무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경우 구속영장 청구까지 4차례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신병처리 여부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검찰은 박 전 대법관에 이어 행정처장을 맡았던 고영한 전 대법관을 조사하고 이어 양 전 대법원장도 연내 소환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