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도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미사와 피정에 참석하려는 신자들이 모여들었다. 초를 정성스레 봉헌한 뒤 성모상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던 한 학부모가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대성전 내부는 학부모들의 간절한 마음을 반영하듯 시종 고요하기만 했다. 미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자리에 앉아 기도하는 학부모들 사이로, 막 도착한 사람들이 발걸음 소리마저 조심하며 조용히 착석했다.
정혜민씨(46·여)는 “생각보다 날씨가 춥지 않아 다행이지만 시험 전에 비염이 심해져서 걱정이다. 다른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봐 염려스럽기도 해서 마음이 오그라들었다”며 “부담이 될까봐 말도 많이 못 했는데 그냥 실수 없이 하던 대로만 하고 나오면 좋겠다”고 자못 걱정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첫째 아들을 고사장에 바래다주고 왔다는 김동희씨(51)는 “시험을 잘 보고 못 보고를 떠나 첫 아이가 대입시험을 보게 성장했다는 것 자체가 가슴 뭉클하다”며 “구애받는 것 없이 준비한 실력을 제대로 펼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러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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