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숙명여고 쌍둥이, 5차례 유출 …2학년 1학기 기말은 12과목 정답 유출”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1월 12일 11시 49분


채널A 뉴스 캡처.
채널A 뉴스 캡처.
숙명여고 쌍둥이 시험지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지난해부터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시험지 유출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12일 밝혔다.

서울수서경찰서는 이날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다섯 차례 정기고사 시험지와 정답을 유출한 후 자녀에게 알려줘 시험에 응시하게 한 혐의로 A 씨를 구속하고 쌍둥이 자매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9월 숙명여고와 A 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결과 시험지 유출이 의심되는 정황증거를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 쌍둥이가 만든 \'암기장\'에서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전 과목 정답을 메모해둔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1학년 1학기 기말고사 1과목, 1학년 2학기 중간고사·기말고사 각각 1과목, 2학년 1학기 중간고사 3과목,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12과목에서 정답이 유출된 것으로 봤다.

경찰에 따르면 쌍둥이 중 동생의 휴대전화에는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영어 서술형 문제 정답이 그대로 메모 돼 있었다. 이에 대해 쌍둥이들은 "공부하면서 저장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 동생은 화학시험 출제교사가 잘못 적어 놓은 서술형 오답을 전교생 중 유일하게 그대로 답안지에 적은 것에 대해 "실수다"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해당 교사는 "오타였다. 풀이과정도 정답이 있는데 1-1 풀이과정을 정확히 작성했다. 그러면 1-2도 정답이 나와야 하는데 틀렸다"라고 했기에 정답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쌍둥이가 답안 목록을 잘 외우려고 키워드를 만들어둔 흔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쌍둥이가 실제 시험을 치른 시험지에서는 미리 외워온 정답 목록을 아주 작게 적어둔 흔적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구속 이후에도 문제 유출 혐의에 대해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A 씨를 교무부장 직위에서 배제하지 않아 시험지 유출을 방조한 혐의로 입건된 전 교장, 교감, 고사총괄 교사 3명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서울시교육청 및 학교 지침에 의해 A 씨를 정기고사 검토에서 배제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며 "하지만 해당 사실만으로 학업성적 관리업무를 방해한 방조범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돼 불기소의견 송치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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