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무통주사’ 논란 해명…“첫째, 둘째 때도 아내가 원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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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4일 1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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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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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KBS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영표 씨(41)가 셋째 출산 당시 “주님이 주신 고통이라면 피하지 말자”며 아내를 설득해 무통주사를 맞지 않았다는 에세이 내용과 관련해 해명했다. 첫째와 둘째 출산 때도 아내가 원하지 않아 무통주사를 맞지 않았다는 것.

이영표는 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항상 뉴스의 스포츠 면에서만 여러분들과 함께 울고 웃다가 처음으로 사회면에서 네티즌을 만나며 깨달은 것은 깜짝 놀랄 정도로 정교하고 거칠다는 것”이라며 “강력범죄와 수많은 불법을 다루어온 분들이라 그런지 댓글이 상당히 세련되고 날카로웠다”고 운을 뗐다.

이영표에 따르면, 2005년 그가 네덜란드에서 유럽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을 당시 아내는 축구에만 집중하라며 혼자 한국에 귀국해 첫 아이를 출산했다. 당시 ‘무통주사를 맞고 출산하자’는 이영표의 의견에 아내는 “무통주사를 맞으면 아이가 힘들다”며 무통주사 없이 첫 아이를 출산했다.

런던에서 둘째가 태어날 당시에도 아내는 무통주사를 맞지 않았다고 했다. 이영표는 “첫째 아이가 어머님과 함께 집에서 기다리는데 주사를 맞으면 출산시간이 길어진다는 이유였다”며 “제게 이런 마음을 가진 아내가 자체가 축복”이라고 말했다.

이어 “셋째를 출산할 때쯤 저는 창세기를 읽고 있었고 출산을 코앞에 둔 터라 유독 출산의 고통을 언급한 부분에 눈길이 갔다”며 “종종 신앙적인 생각을 서로 나누는 우리 부부에게 첫째와 둘째에 이어 셋째를 출산할 때 주사를 맞지 않는 일은 여전히 두려운 일이긴 하지만 고민한 일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영표는 선수생활을 하는 후배가 ‘무통주사를 꼭 맞아야 하는 거냐’고 묻기에 “선택사항이니 원하는 대로 하라”고 답했고, 옆에 있던 아내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해”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영표는 그러면서 자신이 알려진 만큼 독실한 크리스천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어디 가서 크리스천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라면서도 “진짜 믿음 좋고 바른 기독교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논란에 대해 “누구나 삶을 살다보면 한번쯤은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오해를 받을 때가 있다. 실제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그저 겉으로 듣고 본 것만으로 남을 판단하는 친구나 동료 혹은 주변 사람들을 볼 때 우리는 모두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된다”며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는 사람들을 원망하게 되지만 동시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나 또한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오해하고 판단함으로써 의도하지 않는 상처를 주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어 “귀에 들리고 눈에 보여지는 대로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황 이면과 주변을 동시에 살필 수 있는 통찰력을 지닐 때 우리의 삶이 서로를 행복하게 하는 삶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일같이 수백 개씩 쏟아져 나오는 각종 기사마다 여지없이 묻어있는 분노의 찌꺼기들을 보며 살기에는 우리의 삶이 너무나 짧다”며 “누가 설령 실수했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그 사람을 품을 수 있는 작은 마음의 공간이 없는 걸까”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영표는 지난 6월 출간한 에세이집 ‘말하지 않아야 할 때 : 이영표의 말’ 중 ‘무통주사’라는 글에서 아내가 셋째를 출산할 당시 병원 측으로부터 무통주사를 권유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영표는 이 글에서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촉진제를 맞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간호사가 요즘 거의 모든 산모가 이 주사를 맞는다며 통증을 없애 주는 무통주사 의향서를 가지고 왔다”며 “나는 하나님께서 여자에게 해산의 고통을 주신 것과 남자에게 이마에 땀을 흘려야 먹고 살 수 있다고 하신 창세기 3장 16절을 찾아 읽었고, 주님께서 주신 해산의 고통이라면 피하지 말자 이야기했다”고 적었다.

해당 에세이집은 지난 6월 출간됐지만, 최근 해당 내용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진 바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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