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동 사고와 똑같아”…전문가, 이미 3월에 상도유치원 위험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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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7일 0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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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방송 캡처.
YTN 방송 캡처.
6일 건물이 기울어진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인근에서 진행되는 다세대주택 공사와 관련, 이미 지난 3월 현장 조사에서 붕괴 위험성을 지적했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7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는 "5개월 전에 상도유치원에서 건물이 위험하다고 의뢰를 받았다. 가서 보니 그때 굴착공사가 한 50% 정도 진행 돼 있었다. 그때는 바로 밑에까지는 굴착하지 않았는데 지질 밑에 굴착하는 걸 보니까 그 지역이 위험한 편마암이다. 가산동 (붕괴사고와) 똑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니까 편마암에는 단층이 있는데, 단층이 무너지게, 위험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제가 거기는 밑에까지 굴착을 하게 되면 가시설을 제대로 해놓고 해야지, 그냥 생각하면 안 된다. 리포트까지 써줘가지고 제가 관계기관하고 이걸 협의하라고 했다. 잘못하면 위험하다, 굴착하게 되면 붕괴된다는 게 써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제가 5개월 전에 봤는데 그동안 뭐 했나. 제가 보기에는 구청이나 시청이나 국토교통부 이런 사람들이 문제 있다. 지금 이게 사람 문제가 아니다. 시스템이 없다. 이걸 주민들이 아무리 이야기해도 그게 시정이 안 되고 궁극적으로 붕괴까지 되지 않았냐"라고 했다.

한편 전날 서울 동작구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인근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동작소방서는 이날 밤 11시 22분쯤 관련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공사장의 흙막이 벽체가 무너져 근처 지반이 침하하면서 옆에 있던 유치원이 기울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짜리 유치원 건물이 10도가량 기울어진 상태다.

현재 전문가들은 기울어진 상도유치원의 철거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둥이 모두 찌그러져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이유다.

김해룡 동작구청 건축과장은 "기울어진 유치원 건물을 필요하다면 철거를 바로 하고, 더 이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2014년에 문을 연 상도유치원은 단설 유치원으로 만 3세반부터 만 5세반까지 등록된 원생만 120여명이다. 사고가 한낮에 발생했다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한편 지난달 31일 오전 4시 38분쯤 가산동 한 아파트 인근 공사장과 도로 주변의 땅이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 규모로 함몰됐다. 이 사고로 이 아파트 주민 200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공사장 축대가 무너졌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사고 8일 전부터 현장 주변 도로와 주차장에 균열이 발견됐고 수시로 건물이 흔들리는 등 이상징후가 있다는 민원을 서면으로 구청에 접수한 바 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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