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 성폭력 폭로 늦은 이유? 정신과 전문의 “신고까지, 대개 1년 이상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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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8월 8일 12시 54분


사진=채널A 돌직구쇼
사진=채널A 돌직구쇼
배우 조재현(53)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추가 주장이 뒤늦게 나온 건 피해자가 성폭력 고백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는 전문가 설명이 나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신의진 교수는 8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와 인터뷰에서 “(조재현 성폭력 의혹 사건은) 현재로선 공소시효가 끝나서 경찰 수사도 들어가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피해자나 피해 여성의 말만 듣고 이 분이 어떻다고 판단하긴 어렵지만, ‘나도 당했다’는 얘기가 2차, 3차 나오고 있지 않나. 재일교포 여배우 사건은 ‘돈을 줬다 안 줬다’로 어떻게 넘어갔는데, 또 나오니 조재현 씨 입장에서는 두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폭력 사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왜 처음에 당했을 때 바로 얘기 안 하냐’고 하는데,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정신을 다잡고 경찰에 신고하기까지가 1년이 걸린다”면서 “성폭력은 다른 폭력과는 정말 다르다. 용기를 내서 수사를 할 때까지 1년이 필요하다. 정신적인 충격을 많이 받은 분들은 떠올리기도 무섭기 때문에 얘기를 안 하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다 다른 분이 나오면 그제야 용기를 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 방송한 MBC ‘PD수첩’에 따르면 일반인 A 씨는 2007년 초 강남의 가라오케에서 조재현을 만났고, 화장실에서 성폭력을 시도하는 조재현에 완강하게 맞서 겨우 빠져나왔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여자화장실 둘째 칸에 들어갔는데 조재현 씨가 따라 들어와 ‘조용히 해 다쳐. 밖에 아무도 몰라’라고 말했다. 가슴을 추행당하는 것보다 더 큰 일을 막고 나가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면서 “제일 괴로운 건 그 사람 목소리다. 귓가에서 계속했었던 그 사람 목소리, 체취 그 느낌이 너무 힘들다. 10년이 지나도 인터뷰 할 때 그 기억을 다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괴롭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재현은 8일 입장자료를 내고 A 씨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PD수첩 프로듀서가 전 소속사 대표도 현장에 있었다고 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전 소속사 대표와 인터뷰했으며, 대표는 ‘이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 부분에 대하여는 전혀 방송에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재현은 ‘PD수첩’이 편파적인 방송을 했다며 “이는 전회 방송에 대해서 김기덕 감독이 명예훼손죄 등으로 고소를 제기하자 김기덕 감독과 저를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아세우면서 악의적인 편파 방송의 책임에서 회피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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