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 성체 훼손, 얼마나 심각한 문제냐면…이슬람 잡지가 사과한 전례 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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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11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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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마드
사진=워마드
여성우월주의 사이트 워마드(WOMAD)가 ‘성체(聖體) 훼손’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과거 발생한 성체 훼손 사례가 주목을 받고 있다.

10일 워마드에는 ‘예수 XXX 불태웠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와 함께 글쓴이는 성당에서 받아온 성체에 욕설이 섞인 낙서를 하고 불로 태워 훼손한 듯한 사진을 게재했다.

글쓴이는 “부모님이 천주교인이라 강제로 끌려가 성당에 갔을 때 성체를 가져왔다”며 “여성 억압하는 종교들 다 꺼져라. 천주교는 지금도 여자는 사제도 못하게 하고 낙태죄 폐지 절대 안 된다고 여성인권 정책마다 반발하는데 천주교를 존중해 줘야 할 이유가 어디있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글쓴이가 태운 성체는 일반인들에게는 단순히 ‘빵’으로 보일 수 있지만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신성한 의미다. 성체는 축성된 빵의 형상을 띠고 실제적으로, 본질적으로 현존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일컫는다.

가톨릭 신자들은 성체에 대한 모독을 예수를 직접 모독하는 것과 같다고 여긴다. 지난 2012년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사업단 앞에서 문정현 신부 등이 미사를 하다가 이를 제지하던 경찰에 의해 넘어지면서 성체가 땅에 떨어져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한국천주교주교회 정의평화위원회는 “성체가 훼손된 사건에 대해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이는 가톨릭 교회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폭거”라며 항의했다. 결국 제주지방경찰청장이 직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주교를 찾아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성체 훼손은 경찰이 잘못한 일”이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국외에서도 성체 훼손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말레이시아 이슬람 잡지인 ‘알 이슬람’ 기자들이 쿠알라룸푸르 성당에 취재차 방문했다가 받은 성체를 손으로 부순 뒤 잡지에 실었다.

이에 가톨릭과 기독교인들은 거세게 해당 잡지사를 비판했고, 결국 ‘알 이슬람’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쿠알라룸푸르 대주교가 이를 받아들이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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