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시도자, 상담 등 집중관리 받은 후 재시도율 크게 떨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4일 16시 47분


코멘트
40대 오모 씨는 20대부터 앓은 조울증 때문에 20여 년 동안 여러 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과거에도 한 차례 자살을 시도한 오 씨는 최근 남편과의 이혼을 겪으며 또 한번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오 씨에게 손을 내민 곳은 중앙자살예방센터다. 센터는 의료비 지원과 재활을 도울 사회복귀시설을 오 씨에게 알선해줬다. 현재 오 씨는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4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발표한 ‘2017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사후관리사업 결과’에 따르면 전국 42개 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 시도자 1만2264명 중 설문에 참여한 8567명 가운데 3016명(35.2%)이 과거에도 자살을 기도한 경험이 있었다. 특히 향후 자살을 다시 시도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1405명 가운데 1058명(75.3%)은 ‘1주일 내’에 자살을 기도하겠다고 답했다.

자살 기도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보건당국의 집중 관리를 받으면 자살 재시도율이 확연히 떨어졌다. 상담이나 치료 알선 등 사후관리서비스를 4차례 이상 받은 자살 시도자 3999명을 분석해보니 자살 위험도가 ‘높음’에 속하는 환자의 비율이 567명(15.6%)에서 231명(6.3%)으로 크게 줄었다. 자살 계획이 있다는 응답도 119명(3%)에서 52명(1.3%)으로 줄었다.

한창수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상당수 자살 시도자가 음주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하는데 그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죽음이 아닌 도움의 손길”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자살 시도자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응급실을 현재 42개에서 52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