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사회

“수술 사망률 뚝” 성과와 함께… “환자 1% 낙상” 치부 공개

입력 2018-05-21 03:00업데이트 2018-05-29 15:45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분당서울대병원, 수술성적 첫 공개 분당서울대병원이 21일 처음 공개하는 의료 질 지표는 중증질환별 수술 건수와 합병증 발생률, 사망률 등을 포함해 모두 60여 개다. 미국 최상위권 병원인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매년 130여 개 의료 질 지표를 공개하고 있어 이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분당서울대병원의 자발적인 수술 성적 공개가 다른 병원에도 상당한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림대의료원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

○ 분당서울대병원이 공개한 지표 살펴보니

분당서울대병원이 각종 질환별 수술 성적표를 과감하게 공개한 데엔 타 병원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위암 수술의 경우 협착이나 누출 등 재수술이 필요한 큰 합병증 발생률이 2003년 6.1%에서 2008년 5.3%, 2013년 4.5%, 지난해 2.35%로 매년 줄고 있다. 위암 수술 사망률도 2003년 1.05%에서 지난해 0.12%로 크게 줄었다.

심근경색 수술 사망률은 최근 3년간 5% 전후로 클리블랜드 클리닉(10% 전후)의 절반이다. 심부전 수술 뒤 30일 내 재입원율도 2016년 14%로 클리블랜드 클리닉(20%)보다 낮았다.

질환별 수술 뒤 입원 기간도 크게 줄고 있다. 폐암 수술 뒤 평균 입원 기간이 2003년 10일에서 2016년 5.6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췌장암의 경우 수술 뒤 평균 입원 기간은 2004년 29.4일이었지만 지난해 9.38일로 3분의 2나 줄었다. 복강경과 로봇수술 등 수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데다 수술 뒤 관리가 효율화되면서 환자의 입원 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있는 것이다. 입원 기간이 줄면 환자는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고, 입원비 등 재정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부분이 많지만 여전히 부족한 면도 상당히 있다”며 “우리 병원의 의료 질 지표 공개가 잘하는 부분은 더 잘할 수 있도록 촉진하고, 부족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병원 내 ‘치부’도 공개

분당서울대병원이 자신감 있는 지표만 공개한 건 아니다. 민감한 내용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의료사고에 해당하는 병원 내 낙상사고 건수다. 매년 분기별로 1% 안팎의 낙상사고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00병상이 있는 병원에서 매일 하루 한 건의 낙상사고가 발생했다는 얘기다. 분당서울대병원은 1326병상으로 국내 단일 병원으로는 그 규모가 6위에 해당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의료진의 손 씻기 등 손위생 수행률도 공개했다. 매 분기 89∼92% 수준이다. 의료진 10명 중 1명은 진료나 시술에 앞서 적절한 손 씻기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21일 공개하는 지표엔 유방암 간암 전립샘암 췌장암 담도암 신장암 방광암 두경부암 등의 수술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이 빠져 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올해 처음 시작하는 것이어서 질환별로 데이터 정리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올해 시스템을 보완해 내년에는 모든 질환의 데이터를 일관성 있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병원은 질환의 합병증과 사망률, 낙상사고, 감염 위험 등을 더 줄이기 위해 매달 지표 현황을 파악하고 개선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환자 퇴원 뒤 추적관찰을 더 세밀하게 하고, 여러 과가 함께 진료하는 다학제 간 치료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 다른 병원도 정보 공개에 동참할까

분당서울대병원의 수술 성적 공개는 다른 대형 병원에 ‘신선한 충격’이다. 정기석 한림대 의료원장은 “이런 시도는 쉽지 않지만 앞으로 병원의 자발적인 정보 공개가 꼭 필요하다”며 “분당서울대병원의 용기 있는 시도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우리 병원도 질환별로 정리가 되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계 일각에선 질환별 성적 공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보건 당국에서 질환별 성적을 병원 평가의 기초 자료로 활용해 병원에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전상훈 원장은 “질환별 지표는 환자들을 위한 참고 자료일 뿐”이라며 “정부가 평가 자료로 활용하는 순간 병원들의 자발적 참여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사회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