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양지원 女공무원 4명 “판사가 성희롱-성추행”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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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도 성폭력 자체조사 착수
檢, 안태근 성추행 의혹 소환조사

안태근 전 검사장이 26일 오전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안태근 전 검사장이 26일 오전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법원에서도 성폭력 피해 사례 조사가 시작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법원공무원 노동조합은 소속 공무원들을 상대로 벌인 성희롱 및 성추행 피해 실태 조사 결과를 22일 법원 내부망에 게시했다. 이 설문은 판사를 제외한 법원 공무원 1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95명이 응답했다.

결과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 50명 중 14명(28%)이 직접 피해를 당했거나 피해 사례를 목격 또는 전해 들었다고 답변했다. 특히 여성 4명은 판사로부터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당했다고 답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손, 어깨 등 신체 접촉 또는 포옹’이 6건,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이 4건으로 가장 많았고, ‘가슴, 엉덩이 등 특정 부위를 접촉했다’는 답변도 2건이 나왔다.

노조 측은 26일 “가해자 대부분이 상급자라 피해자 다수가 참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며 “법원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이런 전수조사를 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판사와 법원 직원들로 구성된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를 통해 이번 설문조사에 대한 추가 조사 및 후속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는 27일 회의를 열어 전국 법원으로 조사를 확대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판사들로 구성된 대법원 산하 젠더법연구회도 법원 내 양성평등 저해 사례(성차별, 성추행 등)를 수집할 계획이다. 젠더법연구회는 법원노조와 연계하거나 조사 대상을 평판사에서 부장판사급까지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서지현 검사(45·사법연수원 33기)를 성추행하고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을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52·20기)을 이날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안 전 검사장은 조사단이 위치한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하며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안 전 국장의 인사 개입 의혹이 확인되면 직권남용 혐의 적용을 검토할 방침이다.

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신아람 채널A 기자
#법원#미투#성폭력#조사#안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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