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 물갈이… 개혁성향 판사 대거 기용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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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법-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중용… 김명수 대법원장 친정체제 구축
판사 동향 문건 작성해 논란된 기획조정실 핵심 보직 교체

김명수 대법원장이 1일 법원행정처에 대한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면서 개혁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들을 대거 등용했다. 특히 이른바 ‘판사 동향 문건’을 작성해 논란이 됐던 기획조정실과 ‘사법부 블랙리스트’ 3차 조사에 관여하게 될 윤리감사관실의 핵심 보직들을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으로 교체했다. 김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김 대법원장은 7일자로 단행한 인사에서 윤리감사관실 윤리감사관에 김흥준 서울고법 부장판사(57·사법연수원 17기)를 임명했다. 또 윤리감사기획심의관에 김도균 사법연수원 교수(48·27기)를 앉혔다. 김 부장판사는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이고 김 교수는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이다. 윤리감사제1심의관엔 박동복 서울남부지법 판사(41·35기)와 한종환 광주고법 판사(38·36기)가 임명됐다.

지금까지 윤리감사관실 인사에서 지법 부장판사가 윤리감사관을, 평판사가 기획심의관을 맡았던 것에 비해 보직 판사들의 직급이 상향 조정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법행정권 남용 현안과 관련한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하기 위한 임시적인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3차 조사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라는 의미다.

이번 인사로 기획조정실 기획총괄심의관은 이한일 서울고법 판사(46·28기)가 맡게 됐다. 기획제1심의관과 기획제2심의관에는 각각 김용희 수원지법 평택지원 판사(41·35기)와 강지웅 대전지법 판사(38·36기)가 임명됐다. 이 판사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김 판사와 강 판사는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또 신임 공보관으로 박진웅 서울고법 판사(46·사법연수원 31기)가 임명됐다. 박 판사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박 판사는 지난해 9월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던 김 대법원장을 도운 최측근이다. 박 판사와 김 판사는 국제인권법연구회 내에서도 강성 개혁 성향의 ‘인권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소속으로 알려졌다. 신임 행정처 판사 9명 중 최소 5명이 국제인권법연구회 또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것이다.

기존 법원행정처 근무 판사 중 김현보 윤리감사관(50·27기)과 박찬익 사법지원총괄심의관(43·29기)은 7일자로 퇴직한다.

이날 신임 법원행정처장으로 취임한 안철상 대법관(61·15기)은 취임사를 통해 “사법행정이 그동안의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재 사법부가 처한 위기의 진앙이라는 뼈아픈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사법행정은 제자리를 찾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법원행정처#개혁#판사#기용#친정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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