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 중 14곳을 개방하는 ‘4대강 보 모니터링 확대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 11월 2차 수문 개방을 진행한 가운데, 낙동강 하류 수질 현장조사를 맡고 있는 박창근 교수가 보를 개방한 곳의 수질이 개선되고, 녹조현상이 줄었다고 밝혔다.
대한하천학회장을 맡고 있는 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19일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낙동강 8개 보 중 달성보, 합천보, 함안보에 대해 현장조사를 했다”고 밝히며 보 개방 효과를 설명했다.
보 수문 개방 이후 현장에서 수질 조사를 벌인 박 교수는 “일단 눈에 띄는 게 달성보와 합천보 사이 경상북도를 가르는 강이 있는 지역”이라며 “이미 강바닥에 모래가 다시 복원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합천보 밑에 황강이라는 게 있는데 거기에서도 상당부분 백사장이 드러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백사장이 드러난 곳이 있는 반면, 모래 공급이 되지 않아 뻘들이 쌓인 곳도 있었다고 밝히며 “조사를 해보니 시궁창 냄새가 나는 오염토들이 잔뜩 쌓여있었다. 사료를 채취해 실험실에서 분석 중에 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백사장이 드러나고 있는 것은 자연 상태의 회복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4대강 사업을 할 때 수심 6m를 유지하기 위해 모래를 걷어 내버렸다. 그런데 저희들이 봤을 때 일정부분은 4~5m 이상은 다시 모래가 쌓였다”며 “사실 그 부분은 황강과 같은 지천에서 모래들이 유입되기 때문에 쌓이게 되는 것. 그러니까 전체는 아니지만 합류지점을 중심으로 옛날 하천의 모습이 복원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수문을 활짝 열게 될 경우 홍수라든지 이럴 때 오염토들이 하천 바닥에서 쓸려나가 바다로 나가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는 옛날의 모래가 다시 나타나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4대강 사업의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된 녹조 현상과 관련 “현장조사와 환경부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보를 열게 됨으로 인해 녹조(현상)가 거의 3분의 1 이하로 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정밀 분석을 해봐야 되겠지만, 수문 개방으로 인해서 물살이 생기고 그래서 녹조가 줄었다는 것은 우리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사항”이라며 보 개방에 따른 녹조 저감 효과를 강조했다.
박 교수는 보를 아예 허물어 버리면 안 되냐는 질문에는 “4대강 사업 당시 보를 설치할 때 전문가들이 이런, 저런 효과가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니까 국민들 입장에서는 뭔가 만들어지면 좋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녹조가 발생하고 많은 부작용이 의심되니 세금으로 만들어진 보를 철거하는 게 맞냐라는 (의견이)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녹조 발생으로 식수에 상당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낙동강 같은 경우 1300만 명 국민이 그 물을 먹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는 (보) 매몰비용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보 개방 시 낙동강의 수량이 부족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4대강 사업 전에 낙동강 인근에서 생활용수 또는 농업용수가 부족했던 사례가 없다”며 “현재 저장되어져 있는 물이 한 5,6억 톤 정도 되는데 이 물에 대한 사용계획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은 확보를 했는데 그 물에 대한 사용계획서는 없고, 그 물은 썩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보면 이제는 수문을 활짝 열거나 보를 철거하는 것도 신중하게 고민할 시점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박 교수는 “지난 6월 1일자로 1차 보 수문을 개방했을 때는 찔끔 개방했었다. 수문을 활짝 여는 게 아니고 찔끔 열다 보니 연 효과가 없었다”며 “이번 2차 수문 계획은 당초 9월 말, 10월 초였는데 국토부나 수자원공사가 한 달 반 이상 연기해 버린 것. 수문을 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활짝 개방을 해야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않느냐. 그래서 저희들이 강력하게 주장을 해서 일부 보 에서는 활짝 개방을 하는 상황까지 됐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중요한 것은 4대강 사업에 관여했던 공무원들이 아직도 더 높은 자리. 더 힘 있는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께서 수문을 열라 해도 열고 싶지 않은 것”이라며 ”수문을 열어 수생태가 개선이 되고 녹조발생 현저히 줄어든다고 하면 왜 보를 만들었냐는 근본적인 문제점에 봉착할 것”이라며 향후 보 개방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 상당한 논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