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야구장 인근 아파트 주민들, 첫 응원 소음·빛 공해 손배 소송서 패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7일 18시 10분


코멘트
2014년 3월 광주 북구에 메이저리그 수준의 신축 야구장이 문을 열었다. 바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다. 기존 무등경기장을 허물고 새로 지은 것이다. 관람석은 기존 무등야구장의 1만2000석에서 2만2000석 규모로 커졌다. 최대 수용인원은 2만7000명이다.

개장 1년 후 야구장에서 약 100m 떨어진 아파트 주민 665명은 광주시와 KIA 타이거즈 구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도심 한복판에 야구장을 지어 경기가 열릴 때마다 소음과 빛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금액은 약 6억2600만 원이다.

7일 야구장 소음과 빛 공해로 인해 제기된 첫 손해배상 소송의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13부(부장판사 허상진)는 이날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재판부는 2005년 8월 아파트 신축 전 이미 같은 장소에 무등야구장이 있었던 만큼 주민들이 소음 발생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측정 결과도 중앙환경분쟁위원회의 기준을 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야간경기 때 조명 피해는 일시적일 뿐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야구장은 공공성이 인정되는 만큼 참을 수 있는 한도의 초과 여부를 엄히 판단해야 한다. 광주야구장으로 인해 주민들이 참을 한도를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야구장 소음은 아파트 층간소음 등과 달리 경기 때만 일시적으로 발생한다. 함성과 응원가 등은 규제 기준이 없고 참을 한도를 넘는 침해행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