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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교과서 다 기부했는데” “軍복무중 휴가 또 내야 하나”

입력 2017-11-16 03:00업데이트 2017-11-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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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학부모들 허탈-심란
버린 참고서 급히 찾아나서기도… 학부모들 “일주일 더 긴장해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된 15일 오후 한 입시학원에서 학생들이 버렸던 수험서적을 찾기 위해 책더미를 뒤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포항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경남 지역의 한 수험생은 15일 “오늘 친구들과 예비소집을 마친 뒤 교과서와 참고서를 모아서 복지단체에 기부해버렸다. 일주일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서울 서초구의 한 재수학원에서는 수험생들이 버린 참고서를 되찾으려고 교실 한편에 쌓아놓은 책 더미에 뛰어들어 서로 뒤엉키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험을 앞두고 컨디션 조절을 해왔던 수험생들은 맥이 빠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여학생은 “시험 중 생리통으로 고생할까봐 피임약까지 먹었는데 갑자기 수능이 연기돼 허탈하다”고 말했다. 재수생 최모 군(19)은 “전력을 다해 100m 달리기처럼 달려왔는데 결승선 앞에서 갑자기 멈춰선 기분”이라고 말했다. 군복무 중 응시한 수험생은 “수능을 치르기 위해 휴가를 냈는데 다음 주에 또 나올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많은 수험생 부모들도 당황한 기색이었다. 재수생 아들을 둔 전모 씨(54·여)는 “아들이 워낙 예민해 신경 안 쓰이게 하려고 온 식구가 말 한마디 못하고 지냈는데 그 생활을 일주일 더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고사장으로 쓰이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수능 당일 휴교를 맞아 다양한 계획을 세워놨다가 시험이 갑자기 연기되자 당혹스러워했다. 15일 밤 정부의 수능 연기 방침이 발표된 직후 각 학교에는 등교 여부를 묻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수능 특수’를 기대했던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들은 수능 직후로 예약된 수험생들의 수술 일정이 취소될까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학원가에선 이번 주말 예정됐던 대학입시 설명회가 대거 취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 대치동의 일부 입시학원들은 긴급 수능 특강을 개설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단비 kubee08@donga.com·조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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