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 널리 퍼졌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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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퇴임하는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황규철 회장

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이 동구 만석동 홀몸노인 집에서 장판 및 도배를 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제공
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이 동구 만석동 홀몸노인 집에서 장판 및 도배를 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제공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 인천에 더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2011년부터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를 이끌어 온 황규철 회장(64)은 나눔 전도사로 불린다. 인천의 크고 작은 재난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하며 적십자사의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특히 생활 형편이 어려운 이웃 지원을 위한 시민 참여 캠페인을 확산시키는 데 힘썼다.

인천이 고향인 황 회장은 2009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올 4월에는 대한적십자사 1억 원 이상 기부자 모임인 ‘레드크로스 아너스클럽’에도 가입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그가 14일 퇴임한다. 그동안의 활동과 성과, 그리고 소회를 들어봤다.

―6년간 인천지사를 이끌어 온 소감은….

“가난해서 제대로 끼니를 챙기지 못하고 질병에 걸렸는데도 치료받지 못하는 이웃들이 인천에 너무 많아요. 그분들을 어떻게 도와드릴지 고민하고 나름 열심히 실천했지만 더 많이 돌봐드리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후임 회장과 회원들이 부지런히 소통해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인도주의 활동을 더 활발하게 펼치리라 믿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취임 첫해 동구 송림동 33m² 남짓한 집에서 시부모를 모시고 살던 베트남 여성이 떠오르네요. 집이 얼마나 낡았는지 비가 오면 빗물이 새고 벽에는 금이 가 겨울에 웃풍이 심해 냉기가 가득하다는 겁니다. 지인들 도움을 받아 3000만 원을 들여 집을 고쳐줬는데 이 여성분이 연방 고개를 숙이면서 펑펑 울어요. 이때부터 다문화가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 며느리의 고향 친정 부모를 한국에 초청한 뒤 아픈 데가 있으면 적십자병원에서 치료해 주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시민이 참여하는 자선행사를 열었는데….


“서로 나누고 배려하는 문화를 가꾸기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희귀난치병 어린이 돕기 걷기대회’를 열었습니다. 당시 한 7000명이 참가했는데 올 4월 열린 두 번째 대회에는 1만 명 넘게 오셨어요. 모두 1억5000만 원이 모여 18명이 새 생명을 찾았습니다.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재임하면서 중점을 둔 사업은 무엇인가.

“2012년에 시작한 ‘희망풍차’ 사업입니다. 실직, 이혼, 배우자 사망 등으로 위기에 처한 가정을 찾아내 지원하는 것입니다. 이들 위기 가정을 돕는 봉사회원만 6000명이 넘습니다. 회원들이 가정을 방문해 결연을 맺고는 매주 찾아 집안일을 도와줍니다. 가장 기초적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지요. 이들의 상황에 따라 생계나 의료, 교육 등 가장 시급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대한적십자사는 국민이 내는 회비로 운영됩니다. 정부 지원은 전체 예산의 5% 정도일 뿐입니다. 인천시민이 낸 회비는 모두 인천에서 쓰입니다. 적십자회비는 도움의 손길이 간절한 우리 이웃을 돕고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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