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송이 父 살해 피의자 “주차 시비로 범행” 자백, 그런데 CCTV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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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27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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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사건 현장 근처를 걸어가는 모습이 한 모텔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채널A 화면 캡처
사진=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사건 현장 근처를 걸어가는 모습이 한 모텔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채널A 화면 캡처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의 장인인 윤모 씨(68)를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허모 씨(41)가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27일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허 씨는 부동산 일을 보러 양평에 갔다가 윤 씨와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허 씨는 지난 25일 오후 7시30분에서 8시50분 사이 윤 씨를 흉기로 3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허 씨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계획적 범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경찰 조사과정에서 허 씨가 윤 씨의 자택 인근을 윤 씨 차량과 자신의 차량을 번갈아 운전하며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

경찰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7시쯤 허 씨가 자신의 차량을 운전해 윤 씨 집 방향으로 향하는 모습이 윤 씨가 살고 있던 마을 입구 폐쇄회로(CC)TV에 담겨 있었다.

30여 분이 지난 후 윤 씨 차량이 마을로 들어섰고, 이후 오후 8시48분쯤 다시 마을을 빠져나갔다. 잠시 후 윤 씨 차량은 오후 9시57분쯤 자택 인근 무인모텔 주차장에 나타났다. 그러나 당시 차량 운전석에 있던 사람은 윤 씨가 아닌 허 씨였다.

허 씨는 모텔에 차를 세워두고 모텔이 아닌 주차장 밖으로 향했다가 오후 11시43분쯤 차를 몰고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그는 모텔 바로 옆 공터에 윤 씨 차량을 세워둔 뒤 근처에 있던 자신의 차로 갈아타고 이곳을 떠났다. 그리고 다음 날인 26일 오전 7시30분쯤 윤 씨가 양평 자택 주차장 옆 정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범행에 이용된 흉기가 미리 준비된 것인지에 따라 계획적 범행과 우발적 범행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범행 도구는 확인되지 않았고, 허 씨는 범행 도구에 대해 진술하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상황으로만 봤을 때 범인은 현장을 급히 떠났고, 치밀하게 범행을 감추지도 못했기 때문에 우발적 범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했다면 계획된 범행으로 의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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