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친구 살해 30대 남성, 구속영장 발부…“증거인멸 우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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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8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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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강원도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모 씨(35)와 이 씨의 도피생활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지인 박모 씨(36)에 대해 법원이 8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북부지법 장정태 당직판사는 이날 이 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도망할 염려와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오후 5시13분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이 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 도피)를 받는 지인 박 씨에 대해서도 도망과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피해자 시신을 강원도 야산에 유기한 뒤 박 씨와 함께 도피생활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도피에 이용된 차량 역시 박 씨 소유였다. 박 씨는 과거 이 씨와 함께 일했던 지인 관계로 알려졌다. 경찰조사에서 박 씨는 주범 이 씨가 시신을 유기한 사실은 알았지만 살인을 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 중랑경찰서는 사체유기 혐의로 이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달 30일 자정 쯤 자신의 딸과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여중생 A 양(14)을 살해한 뒤 강원도 영월의 한 야산으로 이동해 시신을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A 양의 실종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5일 오전 10시20분쯤 서울 도봉구의 한 빌라에서 은신해 있던 이 씨를 검거했다. 당시 이 씨와 딸은 수면제를 과다복용하고 의식을 잃은 채 쓰러진 상태였다.

경찰은 곧바로 이씨를 병원으로 옮기는 한편 혼수상태인 그로부터 A 양의 유기장소를 확인한 뒤 6일 영월 야산에서 훼손된 채 유기된 A 양의 시신을 수습했다.

한편 이 씨는 2006년 딸과 함께 거대 백악종(白堊腫)이라는 희귀 질환을 앓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된 바 있다. 이는 치아와 뼈 사이(백악질)에 악성 종양이 계속 자라는 병으로, 전 세계에서 수십 명만 앓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 난치병이다.

당시 이 씨는 자신과 똑같은 병을 갖고 태어난 딸을 살리려 애쓰는 모습으로 관심을 모았다. 당시 이 씨는 계속된 치료로 치아가 어금니 1개밖에 남지 않아 ‘어금니 아빠’로 불렸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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