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기간제 경비 합격 6명 모두 기존 근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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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감사… “취업 가점 제대로 안줘”

6명을 뽑는 서울대공원 경비 분야 기간제 근로자 공채에서 전년도 합격자 6명이 그대로 붙었다. “사실상 내부자 채용 연장을 위해 지원자들만 ‘희망고문’을 당한 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은 2월 출입차량 통제와 초소 경비 등을 담당하는 경비근로자를 뽑는다는 공고를 냈다. 근무 기간은 3월 2일부터 11월 30일까지 9개월로 공고일 당시 서울이나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만 18∼65세는 누구든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대공원이 서울시 산하 기관이어서 다른 공공기관 업무직보다 인기가 높았다. 우편 및 인터넷 접수가 아닌 방문 접수만 한다고 했음에도 6명 선발에 60여 명이 지원서를 직접 냈다. 신규 채용이었지만 이번 공채에서 새로 입사한 사람은 없었다. 합격자 6명 모두 지난해 서울대공원에서 같은 업무를 맡은 사람들이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제보자는 최근 서울시에 신고했고 시는 감사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21일 “감사 결과 채용 담당 공무원이 기초생활수급자나 유공자 자녀같이 취업보호대상자에 대한 가점을 제대로 주지 않아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부정청탁 같은 비리는 없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시는 서울대공원 측에 해당 공무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1년 이상 근무한 기간제 근로자에게는 퇴직금을 줘야 하는 법규정을 피하려고 9개월 근무계약을 맺는 데서 나타난 ‘꼼수’ 채용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각에서는 다시 채용되려는 기존 근로자와 업무에 능숙한 사람을 뽑고 싶어 하는 기관 사이에 모종의 ‘커넥션’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서울대공원#경비#기존 근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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