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아내 서해순 “저를 괴롭혔던 사람들 생각하며 오기로 살았다”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9월 20일 14시 27분


코멘트
가수 고(故) 김광석의 죽음 관련해 타살 의혹을 제기해온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가 20일 “김광석의 딸이 2007년 사망했고, 부인 서해순씨는 잠적 중”이라고 전하면서, 14년 전 서해순 씨가 미국에서 돌아와 본격적으로 김광석 추모앨범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 했던 인터뷰가 눈길을 끈다.

1996년 1월 김광석이 사망한 후 세간에 떠도는 여러 루머를 뒤로하고 그 해 7월 딸과 함께 한국 땅을 떠났던 서 씨는 7주기를 즈음해 귀국해 김광석의 음악인생을 총결산하는 추모앨범을 내며 여성동아와 인터뷰를 가졌다.

2003년 4월 서 씨는 남편 사업에 발벗고 나선 이유에 대해 “더 이상 그의 이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걸 방치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 앞으로 더 이상 김광석의 이름을 단 추모앨범은 없을거다”고 말했다.

김광석의 유산인 서울 홍대 앞 건물을 팔아 ‘위드33뮤직(with33music)’이라는 기획사를 만든 그는 “위드33뮤직은 김광석 추모기획사가 아니다”라며 “김광석에 한정하지 않고 유망 신인을 발굴 육성하고, 또 우리 음악인을 해외에 소개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물론 공연사업도 하고. 김광석 추모사업은 회사가 아닌 제가 해야 할 일이다”고 설명했다.

서 씨는 “음반 판권 문제는 아버님이 살아계실 때는 직접 관리하고, 그후에는 손녀(서우)에게 넘겨주기로 했다. 이젠 시집과의 관계도 많이 좋아졌다. 이 사업도 아버님께서 ‘한번 해보라’고 하셔서 용기를 내 시작한 거다. 회사까지 직접 오셔서 둘러보고 열심히 해보라며 격려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으로 떠났던 이유에 대해 “그때는 이 세상 밖으로 내쳐진 기분이었다. 아무도 저와 딸아이를 보호해주지 않더라. 그런 현실에 환멸을 느껴 미국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한 3년 살다 캐나다로 가서 2년을 살았다. 정말 저를 서운하게 하고 괴롭혔던 사람들을 생각하며 오기로 살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남편이 죽은 이유에 대해 “저는 남편의 마지막 모습을 본 사람이다. 편안하게 세상을 떠났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남편은 마음속으로 이미 준비를 했었던 것 같다. 자살하기 며칠 전에 갑자기 머리를 깎는가 하면,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래서 그랬었구나’ 싶더라”며 “당시 남편에 대한 비난도 많았다. 특히 동물원 시절의 순수함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그의 대중적인 모습에 많이 실망했다. 그것 때문에 남편이 많이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이어 “물론 당시 가정적으로 불화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한마디로 말해 안 좋은 일들이 그때 한꺼번에 터진 거다. 그걸 남편은 견디지 못한 거고. 그때 남편이 외국에 나가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가족들이 반대를 했다. 만약 그때 외국으로 나갔으면 그 시기를 견딜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남는다”고 밝혔다.

당시까지 서 씨는 딸아이에게 아빠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밝혔었다. 딸이 처음엔 ‘미국에 공연을 하러 갔다’고 둘러대 잘 적응했고, 크면서 아빠의 부재를 깨달았겠지만 엄마에게 한번도 아빠에 대해 묻지 않았다는 것.

그러나 서 씨는 “딸이 가끔 아침에 일어나면 혼자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가 있다. 그런데 ‘왜 울고 있냐’고 물으면 대답을 안하고 말을 돌린다. 다섯 살도 안 되었을 때의 아빠에 대한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더라”고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