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위권 스포츠 강국엔 선배들의 피땀 서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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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 앞둔 이인철 원장 활동 왕성… ‘전주 체육의 뿌리’ 편찬 작업 벌여

이인철 원장의 고향은 평북 선천이다. 하지만 전주에서 산 세월이 70년 가까이 된다. 그에게 고향은 ‘태어난 곳이 아니라 내가 평생 살다가 죽을 땅이고 내 아이들이 살 땅’이다.

그는 부친이 정미소를 운영하던 강원 철원에서 광복 직전 철원중학교를 졸업했고 1949년 38선을 넘었다. 이듬해 6·25전쟁이 나자 우연히 경찰관 모집시험에 응시해 합격했고 첫 배속지가 전북이었다. 지금으로 치면 정보과 경찰로 꼭 10년을 근무하고 4·19 직후 옷을 벗었다. 이후 남부시장에서 장사를 하다 회사원으로 변신했다. 전북연탄의 전신인 ‘일자표 연탄’ 사장을 거쳐 부산과 인천의 회사에서 임원으로 근무하다 1980년 다시 전주로 돌아왔다.

1992년 전북체육발전연구원을 설립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던 지역체육사와 향토사를 본격적으로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1950년대부터 꾸준히 모아 온 자료들이 큰 힘이 됐다. ‘실록전북체육사’ ‘사진으로 보는 한국체육사’ 등을 펴냈고 수많은 체육 논문에 그의 자료들이 인용됐다. 그동안 전국 곳곳에서 열린 전국체전 현장에서 자신의 사진 자료를 정리해 전시했다. 세계 10위권의 스포츠 강국이 하루아침에 된 것이 아니고 그 바탕에는 선배들의 피땀이 서려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2011년 대구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지난달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체육100년 사진전’을 열었다.

지금도 오전 9시면 사무실에 출근해 7년 전부터 계속하고 있는 종목별 ‘전주 체육의 뿌리’ 편찬 작업을 한다. 전북체육회 상임고문, 전주시 통합체육회 상임고문을 맡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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