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에 구멍 뚫린 송도국제도시 G타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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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청 등 많은 기관 입주… CCTV 툭하면 고장 영상기록 없어
최첨단 기능 ‘스마트 빌딩’ 무색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G타워 지하 주차장의 폐쇄회로(CC)TV. 서버 고장으로 영상기록이 남지 않는 경우가 자주 생기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G타워 전경. 김영국 채널A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G타워 지하 주차장의 폐쇄회로(CC)TV. 서버 고장으로 영상기록이 남지 않는 경우가 자주 생기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G타워 전경. 김영국 채널A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스마트 빌딩으로 알려진 인천 송도국제도시 G타워가 보안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G타워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가 자주 고장을 일으키면서 영상기록을 확보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 송도국제도시의 랜드마크인 G타워에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비롯한 유엔 기구 10여 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여러 기관이 입주해 있다.

G타워에 근무하는 장모 씨(57)는 6일 퇴근하면서 출근할 때 지하주차장에 세워 놓은 승용차의 앞 범퍼가 심하게 찌그러진 것을 봤다. 장 씨는 인천경제청 보안팀에 CCTV 영상을 보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CCTV 영상을 저장하는 서버에 문제가 생겨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인천경제청 직원 A 씨도 지난해 12월 역시 주차장에 세워놓은 자신의 승용차 유리창이 깨진 것을 확인하고 CCTV 확인을 요청했지만 똑같은 답변을 들었다.

지하 2층, 지상 33층인 G타워에는 지하 1층 43개, 지하 2층 42개를 비롯해 모두 257대의 CCTV가 설치돼 있다. 그런데 영상기록 장치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시공한 G타워의 CCTV와 서버는 미국의 다국적 컴퓨터 정보기술업체인 HP의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인천경제청은 여러 문제가 발생하자 대우건설에 수리 요청 공문을 보낸 상태다. 그러나 국내에 이 알고리즘을 통해 구동하는 CCTV를 고치는 기술자가 한정돼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3년 GCF 사무국을 유치한 이래 속속 유엔 산하 국제기구가 입주한 G타워는 그동안 CCTV 관련 민원이 계속 제기됐지만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인이 영상기록 확인을 요청할 경우에만 고장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아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인천경제청은 장 씨가 민원을 제기한 뒤 긴급히 수리했지만 정확한 고장 원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CTV가 잦은 고장을 일으키자 인천경제청은 경비인력 1명과 청원경찰 1명을 추가로 배치했다. G타워의 보안과 경비를 담당하는 인원은 경비인력 13명, 청원경찰 3명이다. 주간에는 경비인력 7명, 청원경찰 1명이 근무를 서고 야간에는 경비 인력 3명, 청원경찰 1명이 근무한다. 그러나 CCTV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이 정도 경비인력으로는 거대한 G타워의 보안을 유지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G타워에 입주한 유엔 산하 각종 국제기구 사무국 등은 내심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G타워에 최근 국빈급 방문객이 잇따라 찾아오면서 보안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 틴 초 미얀마 대통령, 루이스 기예르모 솔리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이 빌딩을 찾았고, 15일에는 국왕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벨기에 아스트리드 공주도 방문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리얼리티쇼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촬영 장소로 유명해진 송도국제도시의 외국인 관광 코스이기도 해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광 삼아 오는 일반인도 늘고 있다. 2015년 3월 G타워 33층에 문을 연 홍보관은 37만여 명이 들렀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신속하게 협의해 CCTV가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송도국제도시 g타워#스마트 빌딩#g타워 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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