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알바 ‘착한 거짓말’ 선행 뜻밖의 논란…“당사자 찍힌 동영상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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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21일 1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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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에 거주하는 가정에 “이벤트에 당첨됐다”며 무료로 치킨을 배달해 준 ‘착한 거짓말 치킨 아르바이트생’이 뜻밖의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지난 12일 경기도 안양의 한 치킨 가맹점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정모 씨(23)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눈물났던 치킨 배달”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이날 겪었던 사연을 올렸다. 반 지하에 아들과 함께 거주하는 몸이 편치 않은 여성으로부터 주문 전화를 받고 마음이 아파 가맹점주 몰래 사비를 들여 치킨을 무료로 배달해 주고, “행운의 7번째 손님”이라는 거짓말로 모자의 자존심을 배려했다는 내용이다.

이 후 정 씨가 안양시로부터 선행시민 표창을 받고, 치킨 업체도 본사 정직원으로 채용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온라인에서는 정 씨를 향한 칭찬이 쏟아지던 가운데, 20일 해당 사연을 비꼬는 만화가 등장해 새로운 논쟁을 촉발했다. ‘선행을 해요’라는 제목의 이 만화는 돈을 내고 치킨을 시켜먹겠다는 불편한 사람을 찾아 무료로 주고 인증 동영상을 찍어 커뮤니티에 배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내용에 많은 누리꾼은 “선행은 선행으로 받아들이자”, “누군가 잘됐다니 또 시기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남의 선행을 비꼬는 사람은 비뚤어진 인간의 전형이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반면 “일정 부분 일리가 있다”는 반응도 만만치 않다. 논란이 된 부분은 정 씨가 치킨을 건네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공개했다는 점이다. 이 영상에는 치킨을 받는 여성과 주변 건물들이 나온다. “당사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동영상을 찍고, 아들도 있는데 어디 사는지 알만한 단서까지 제공한 건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또 정 씨의 ‘보배드림’ 가입일이 사연 게시일 당일이라는 점을 들어 “선행을 하자 마자 평소 활동하지 않는 유명 커뮤니티에 굳이 가입해 사연을 공개하는 것은 진정성을 의심받을 만 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서는 “선행을 알리는 것은 주변 사람도 영향을 받으므로 좋은 일이다. 동영상은 단순히 선행을 거짓말로 의심하는 사람들을 위해 찍었을 것이다”는 의견과 “받은 사람은 단순 이벤트로만 알고 좋아 했을 텐데, 이렇게 어려운 형편이 알려지는 것은 어린 아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등의 의견들이 엇갈리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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