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 폭탄’ 피의자, 평소 모멸감 느껴 교수에 반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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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지도 과정서 크게 꾸중 들어… “겁주고 싶었다” 진술… 구속 수감
교수 “교육적 의도… 처벌 원치않아”
‘대학원 인권센터 의무화’ 입법 추진

연세대 ‘텀블러 폭탄’ 사건의 피의자 김모 씨(25·기계공학과 대학원생)가 폭발물 사용 혐의로 15일 구속됐다. 김 씨는 스승인 김모 교수(47·기계공학과)로부터 논문 지도 등을 받는 과정에서 반감을 갖게 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서부지법 조미옥 영장전담부장판사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도주할 염려가 있다”며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도착한 김 씨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5월 13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물렀다. 전공 관련 단기연수 프로그램으로 같은 연구실 학생 2명과 함께였다. 김 씨는 출국하기 직전에 기사 검색을 통해 러시아 지하철 폭탄테러를 알았다. 그러나 경찰은 김 씨의 범행과 러시아 폭탄테러의 직접 연관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김 씨는 5월 말 논문 작성을 지도하는 김 교수로부터 크게 꾸중을 들은 뒤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평소에도 인격적인 모멸감을 느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 씨의 일기장에는 ‘힘들다’는 표현이 곳곳에 적혀 있었다. 김 씨는 경찰에 “(교수에게) 겁을 주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살해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의 가혹 행위나 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논문 작성 과정에 이견이 있어 교육적 의도로 대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경찰에 전했다.

텀블러 폭탄 사건을 계기로 대학 내 비뚤어진 사제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날 서강대에서는 대학원생을 위한 권리장전 선포식이 열렸다. 박종구 서강대 총장(64)은 “텀블러 폭탄 같은 안타까운 불상사를 막기 위한 예방적 조치”라고 밝혔다. 현재 연세대 등 전국대학원총학생회협의회 소속 14개 대학은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과 함께 대학원에 인권센터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률 입안을 추진 중이다.

김예윤 yeah@donga.com·이호재·황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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