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이상 “가족위기 겪었다”…주된 원인은 ‘이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1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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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둘러싼 사회 환경이 변하면서 절반에 가까운 국민이 가족해체 등 가정 내 위기를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에 대한 맞춤 서비스와 안전망이 부족한 탓에 위기를 극복하지 못해 취약계층으로 떨어지는 가족이 늘어나고, 새로운 사회 문제를 야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해 20~64세 1500명을 조사한 결과 691명(46.1%)이 가족 위기를 겪었다고 응답했다고 11일 밝혔다. 가족 위기란 가계 파산, 구성원의 자살, 재난 등 삶을 위협하는 상황에 처했지만 이를 극복할 수 없어 무력해진 상태를 말한다.

가장 많은 응답자가 꼽은 가족 위기의 유형은 경제적 위기(61.6%)였다. 실직, 가계 부채, 부도 등이 주된 원인이었다. 특히 20대 응답자 중 경제적 위기를 토로한 비율은 67.2%로 40대(63%)나 50대(59.4%)보다 높았다. 가족 관계와 자녀·노부모 돌봄 기능이 위기에 처했다는 응답은 각각 34.5%, 30.8%였다. 50~60대 응답자 중 40% 이상이 자녀·노부모 돌봄의 위기를 호소했다.

가족 위기를 경험한 평균 기간은 6년이었지만 가족 내에서 이 같은 문제를 의존할 사람이 없다는 응답은 전체의 32.7%나 됐다. 15.4%는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할지 알 수 없어 막막했다고 답했다. 가족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 이유로 ‘외부 지원 부족’과 ‘정보 부족’을 꼽은 응답자는 각각 34.6%, 24.8%였다. 연령별로, 겪고 있는 위기의 유형이 다양하지만 이를 해소해줄 ‘맞춤형’ 지원 정책이 부족해 고통이 장기화된다는 뜻이다.

김유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가족정책연구팀장은 “상황의 특성에 맞춰 공적 지원이 적절하게 투입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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