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기부 활활… ‘사랑의 온도탑’ 최고점 찍었다

  • 동아일보

광주 107.4도… 전남 102도 기록
십시일반 개인기부 전남 56% 급증
올해도 ‘얼굴 없는 천사’ 찾아와

전남 해남 땅끝마을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30여 명이 20일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1년 동안 모은 성금 81만 원을 전달했다. 땅끝마을지역아동센터는 9년째 기부를 이어 오고 있다.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전남 해남 땅끝마을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30여 명이 20일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1년 동안 모은 성금 81만 원을 전달했다. 땅끝마을지역아동센터는 9년째 기부를 이어 오고 있다.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극심한 불황에도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는 마음은 더 따뜻했다.

 광주전남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연말연시 이웃 돕기 모금 실적을 나타내는 ‘사랑의 온도탑’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사랑의 온도탑은 광주 107.4도(모금액 45억6400만 원), 전남 102도(모금액 83억3300만 원)를 나타냈다. 사랑의 온도탑은 광주는 2003년, 전남은 2006년 처음 세워졌다.

 ‘희망 2017 나눔 캠페인’은 지난해 11월 21일부터 73일간 진행된다. 올해 사랑의 온도탑이 최고 온도를 기록한 것은 개인 기부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개인 기부가 지난해에 비해 광주는 5%, 전남은 무려 56%가 증가했다. 캠페인 기간 중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회원은 광주가 11명, 전남은 5명이다.

○ 십시일반 사랑의 힘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기부가 눈길을 끌고 있다. 광주 서구 화정3동 다모아 경로당 회원 24명은 이달 초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70만 원을 기부했다. 회원들은 3년 전부터 동네에서 고추장과 된장을 담가 주거나 어린이집에서 김치 담그기 일을 했다. 이렇게 활동하면서 모은 돈을 성금으로 낸 것. 윤성임 회장(71)은 “힘든 이웃들이 희망을 갖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전남 해남 땅끝마을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30여 명은 20일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했다. 이들은 1년간 용돈이나 학교에서 부상으로 받은 상품권 등을 모아 온 저금통을 전달했다.

 땅끝마을지역아동센터는 2006년 건물 매각이 결정되면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으나 영화배우 문근영 씨가 3억 원을 기부해 땅끝공부방에서 지역아동센터로 다시 태어났다. 땅끝마을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9년째 기부를 이어 오고 있다.

 전남 함평에 사는 50대 남성은 지난달 말 동전 등 40만5000원을 함평군청에 전달하고 전남 여수에 사는 6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6년 동안 모은 성금을 지난달 여수시청에 건네는 등 팍팍한 삶 속에서도 이웃 사랑 온정은 식지 않았다.

○ 어김없이 찾아온 얼굴 없는 천사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희망 2017 나눔 캠페인 기간에 광주 지역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한 11명 중 5명은 익명으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11명은 가운데 2명은 실명을 밝혔지만 외부에 알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광주 광산구 하남동주민센터 주차장에는 19일 중년 남성이 사과 49상자와 떡쌀 8상자(100kg)를 놓고 갔다. 이 남성은 2011년부터 매년 설이나 추석을 앞두고 하남동주민센터에 선물을 놓고 사라져 ‘하남동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린다.

 지난달 말 광주 남구 중앙로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에 70대 할아버지가 방문해 현금 100만 원을 기부했다. 등산복 차림으로 사무실을 찾은 할아버지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한다’며 한사코 이름이 밝히지 않았다.

 구성모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영지원팀장은 “희망 2017 나눔 캠페인은 이달 31일까지 진행되는데 설을 앞두고 역대 최대 성금이 모일 것 같다”라며 “불황에도 따뜻한 마음을 보여 준 개인 기부자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온도탑#희망 2017 나눔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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