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는 한중일 3국의 공통 문화 원형인 젓가락 콘텐츠를 특성화하고 생명문화도시인 청주의 문화브랜드로 발전시키기 위해 2015년부터 매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이뤄진 젓가락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올해도 숫자 ‘1’이 4번 겹치는 11월 11일을 전후해 전시와 학술 경연 등의 행사를 열 예정이다. 청주시 제공
충북 청주시가 올해 안에 ‘젓가락 연구소’와 ‘젓가락 문화협회’를 설립하는 등 젓가락 콘텐츠를 특화하기 위한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
23일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상반기 중 젓가락 문화와 관련된 조사·연구와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 아카이브(Archive·특정 장르의 정보를 모아 둔 정보창고)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젓가락 연구소’를 설립한다. 이 연구소에는 국내 주요 젓가락 문화 전문가 등이 연구위원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또 연내에 ‘젓가락 문화협회’를 세워 문화체육관광부에 법인등록을 마칠 계획이다. 젓가락 문화를 중심으로 한 각계각층의 국내 전문가 등이 참여할 협회는 젓가락 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중국과 일본의 젓가락문화협회와 휴먼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또 젓가락 문화를 한중일 3국이 공동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일도 담당한다.
젓가락 상품의 세계화와 젓가락 콘텐츠 특성화 사업도 함께 펼친다. 청주시는 지난해 지역 작가들과 함께 분디나무(산초나무) 젓가락과 옻칠수저 유기수저 수저집 등 100여 종의 문화 상품을 개발했다. 이 상품들은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얻으며 1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이종국 작가의 분디나무 젓가락은 야생에서 채취한 분디나무를 다듬고 찌고 말려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을 구현했다. 고려가요에 등장하는 등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젓가락을 고증과 실험을 통해 재탄생시켰다. 가볍고 단단한 데다 촉감도 부드러워 사용하기 편안하고 항균 기능까지 있어 상품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형문화재 칠장(漆匠)인 김성호 작가의 옻칠 나전 수저는 한국의 전통 문양과 한글 서체 등을 젓가락에 입혀 우리 고유의 삶과 멋을 담아냈다. 한국의 옻칠 나전 기술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옻칠은 습기와 벌레 등에 효과가 있고 보관성도 높은 장점이 있다. 유기수저(박상태 작가)는 구리와 주석의 비율이 78 대 22로 완벽한 비율을 이뤄야 되며, 항균 및 항독 기능과 입 냄새를 잡아주기도 해 친환경 필수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소라 작가의 규방공예 수저집은 조각보와 바느질로 휴대하거나 보관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청주시는 이와 함께 젓가락 교육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관련 교재를 만들고 전문 인력을 키워 학교 등의 현장 학습이나 인성교육 등과 연계하기로 했다. 지역 공연 예술단체와 협력해 젓가락 장단문화 스토리텔링 공연 콘텐츠를 개발하고 삼겹살과 김치 등 젓가락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 문화도 특화할 계획이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젓가락 페스티벌 개최 2년 만에 젓가락 문화와 청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지역 작가 양성, 경제 발전, 도시 브랜드 구축 등의 성과가 나타났다”라며 “젓가락 콘텐츠의 지속가능한 문화행정을 통해 생명문화도시 청주의 가치를 세계인과 공유하고 새로운 한류(韓流)를 창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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