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유족 측 “미인도 진품 발표 檢, 안목 감정으로 국민 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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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20일 1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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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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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천경자 화백의 유족 측 변호인인 배금자 변호사는 20일 전날 검찰의 "미인도는 진품" 발표에 반발하며 검찰의 판단 근거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배 변호사는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검찰이 프랑스 과학청의 감정 결과를 무시하고 국내의 안목 감정에 치중해서 진품이라고 판정했다”며 검찰이 안목 감정 명단도 발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정단의 전문성도 문제 삼았다.
그는 유족 측에서 추천한 감정인 한 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안목감정인들이 논문이나 평론도 쓴 적이 없는 비전문가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과학 감정을 배제하고 안목 감정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프랑스 르미에르 감정단이 사용한 '밝기분포' 등의 계산신을 천 화백이 그린 다른 진품에 적용해도 진품 확률이 4% 정도밖에 안 된다며 판단 근거로 삼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배 변호사는 “프랑스 감정팀은 25년이 넘는 전문가들로서 최첨단 기계와 사용 프로그램이 있고, 그걸 가지고 모나리자 그림도 밝히고 1650개의 단층을 다 촬영해서 분석한다”며 “한국의 검찰이 자체적으로 장비도 없고 프로그램도 없이 프랑스의 감정팀이 한 것을 멋대로 자기들이 해보니까 거기에 어마어마한 오류가 있는 거다”며 검찰의 수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배 변호사는 이력 부분에 대한 검찰 조사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배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천경자 화백은 91년 당시 ‘이거 완전 가짜다. 내가 오 대령한테 이 그림의 절반 사이즈로 된 걸 준적이 있는데 그 그림을 보고 누군가가 위조해서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배 변호사는 “오 대령이라는 사람은 지금 국정원에 해당하는 곳에 있던 사람, 김재규 밑에 있던 사람이었다. 그걸 가지고 자꾸 (말을)만들어내는 거다”고 일갈했다.

배 변호사는 “(미인도가)김재규 집에서 나왔다는 소문을 듣고 김재규 집에서 나오면 진품인가? 예전에 김종필 씨 집에서 압수된 것들 중에 위조가 수두룩했다더라”며 “사실 예전에 고관대작들에게 뇌물로 준 것 중 상당수가 위조품이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 대령은 생전에 미인도를 김재규에게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며 “(검찰이)어제 발표한 건 과학이라고는 없다. 눈속임밖에 없는 거고, 위조범이 한 말을 근거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천경자 화백의 유족 측 변호인단은 이날 반박 입장을 발표했으며,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밝힌 프랑스 르미에르 감정단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수습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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