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에 농부병 치료하는 ‘농업인 재활센터’ 문열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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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들 힘든 농사일로 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 많아
최첨단 재활치료 장비 26개 갖춰… 인근 도시 나가 치료받는 불편 해소

전남 곡성군은 8일부터 힘든 농사일로 앓게 되는 근골격계 질환 일명 농부병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농업인 재활센터를 첫 운영한다. 아래쪽 사진은 내부 모습. 곡성군 제공
전남 곡성군은 8일부터 힘든 농사일로 앓게 되는 근골격계 질환 일명 농부병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농업인 재활센터를 첫 운영한다. 아래쪽 사진은 내부 모습. 곡성군 제공
 “젊은 시절 농사일을 이골이 나도록 해, 시골에는 무릎이 성한 노인이 없소.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끙끙 앓고만 있는데 농업인 재활센터가 운영돼 정말 좋소.”

 전남 곡성지역 노인들은 8일부터 보건의료원에서 운영하는 농업인 재활센터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곡성지역은 주민 3만778명 가운데 농업인구가 2만4623명(80%)에 달한다.

 이들 농업인 가운데 7140명(29%)은 농사일을 하다 얻은 관절염, 허리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인 일명 농부병을 앓은 경험이 있다. 곡성 주민들에게 농부병은 고혈압과 당뇨 다음으로 많이 앓고 있는 만성질환이다. 농부병을 주로 앓고 있는 사람은 노인들(1만2000명)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곡성지역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라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할 의료기관이 마땅치 않다. 노인들은 인근 광주나 전남 순천, 전북 남원지역 병원으로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받으러 가지만 장기간 통원치료가 힘들어 중도 포기하기 일쑤다.

 유종표 곡성군 노인회장(78)은 “아픈 무릎을 치료받기 위해 보건소에서 줄을 서다가 포기하고 약만 먹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전국 농촌 상황이 비슷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농업인 재활센터가 들어서 너무 반갑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무릎 통증 등으로 고통받는 농촌 노인들을 위해 전국적으로 농업인 재활센터가 확대 운영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곡성군은 주민들이 변변한 재활의료기관이 없어 인근 도시로 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등 불편함을 호소하자 농업인 재활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농업인 재활센터는 농부병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특화된 자치단체 보건의료 기관이다.

 농업인 재활센터는 예산 9억5800만 원을 투입해 건물(462m²)을 새로 지었다. 농업인 재활센터 1층에는 예산 1억4700만 원을 투입해 근골격계 초음파진단기, 체외충격파치료기, 근전도검사기 등 최첨단 재활치료 장비 26개를 비치했다. 2층에는 또 장애 발생 예방과 만성질환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재활교실을 설치했다.

 농업인 재활센터는 재활의학과 전문의(공중보건의) 1명과 물리치료사 2명, 간호사 1명이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료를 한다. 농업인 재활센터는 근골격계 질환 치료를 위해 압력과 열로 통증을 완화하거나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물리치료를 해준다. 또 기계 장비를 사용해 인대, 혈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치료도 병행해준다.

 곡성군은 농업인 재활센터의 안정적인 진료를 위해 연간 운영비 5000만 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곡성군은 또 노인 환자가 많이 늘어날 경우 인근 전남과학대 물리치료학과의 도움을 받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양애향 곡성군 보건팀장은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오랫동안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치료를 해야 근본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농촌 노인들은 열악한 여건 탓에 중도 포기를 많이 했다”며 “농업인 재활센터에서는 노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운동치료를 해줘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곡성#농부병 치료#농업인 재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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