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신의 손’ 알고보니…무면허 성형 수술 50대男 검거

성형외과 원장 행세를 하며 수백 차례 무자격 성형수술을 실시한 ＇가짜 의사＇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의사 면허 없이 180여 명의 환자를 성형수술한 임모 씨(56)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임 씨를 고용한 원장 강모 씨(40)는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임 씨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강 씨의 의원에서 원장 행세를 해왔다. 1년간 환자 186명에게 쌍꺼풀, 코 등을 성형해준 임 씨는 비뇨기과 전공의인 강 원장에게 눈이나 코 절개법, 보형물 삽입 요령 등 수술 기법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30년 전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딴 뒤 의무병으로 군 복무를 했던 임 씨는 손재주가 뛰어났다. 군제대후 서울 광화문의 한 성형외과에서 일하며 수술 기술을 어깨너머 익혀온 임 씨는 환자들을 감쪽같이 속여 왔다. 경찰 관계자는 ＂임 씨가 언변도 뛰어나고 수술도 잘해 수술 받은 환자들이 지인들에게 그를 소개해주는 등 인기가 좋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말 역삼동의 한 성형외과에서 임 씨를 체포했다. 올 2월 강 씨의 의원을 그만두고 다른 의원에서 출장 성형 수술을 해오던 그는 체포될 당시에도 ＇원장＇이라고 새겨진 자신의 의사 가운을 원장실에 걸어두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임 씨가 출장 수술을 한 성형외과와 의원들을 상대로 관련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