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이식수술 안받았는데 내 사진이 왜…법원, 상담 사진 무단 사용 의사 등에 “600만 원 배상하라”

사진=동아일보DB(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모발이식수술 상담을 받으면서 찍은 내원자의 사진을 인터넷에 거짓후기와 함께 무단으로 올린 의사 등에게 “6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4단독 김영아 판사는 A 씨가 의사 김모 씨 등 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병원 등 관련자들이 A 씨에게 6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14년 7월 서울 강남구의 한 의원을 방문해 모발이식수술에 대한 상담을 받았다.

A 씨는 상담을 받으면서 수술할 때 사용한다는 말을 듣고 얼굴의 이마부위에 예상 모발이식선을 검은색으로 그려 넣은 사진을 촬영했다.

이후 A 씨는 해당 의원을 방문하거나 모발이식수술을 받지는 않았다.

그런데 같은해 11월 해당 의원의 직원 구모 씨는 A 씨의 얼굴 사진 파일을 이모 씨에게 넘겼고, 이 씨는 인터넷에 A 씨 행세를 하며 거짓 후기를 올렸다. 이 씨는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모발이식수술을 받아 효과를 보았다는 내용의 거짓 후기를 24회에 걸쳐 작성해 사진과 함께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A 씨는 “초상권을 침해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개인정보인 얼굴사진을 제3자에게 유출하고 영리목적으로 이용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30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A 씨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이용해 초상권을 침해하고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같은 불법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받은 A 씨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의사 등이 지급해야 할 위자료는 600만원으로 산정했다.

김 판사는 “거짓 후기로 인해 인터넷 상에서 모발이식수술을 받은 것으로 잘못 알려졌다”며 “타인에게 보이고 싶지 않을 것이 명백한 모발이식선이 그려진 얼굴사진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됐고 거짓 후기 게시 횟수가 24회에 달해 게시중단을 요청하는 과정에서도 고통을 당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 씨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으로 기소돼 벌금 500만 원, 구 씨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돼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