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수환 추기경 양아들 사칭해 1억여 원 가로챈 50대男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4일 2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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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양아들을 사칭하며 한 카톨릭 신자로부터 1억여 원의 돈을 가로챈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카톨릭 신자의 신앙심을 악용해 2010년 5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6차례에 걸쳐 1억300만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이모 씨(52)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씨는 어머니의 수술비용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 정모 씨(67)를 속여 돈을 뜯어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건설업에 종사하던 재력가 정 씨가 신앙심이 깊다는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 범행을 계획했다. 정 씨의 지인을 통해 접근한 뒤 “김 추기경 소유의 토지 개발권한을 주겠다”며 친분을 쌓았다. 그 과정에서 김 추기경이 교황 요한바오로 2세에게 받은 금장 만년필과 일기장 등의 유품을 열거해 정 씨의 의심을 피했다. 정 씨는 경찰조사에서 “카톨릭 신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 씨를 믿었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씨는 일정한 직업도 없었고 카톨릭 신자도 아니었다.

경찰은 현재 구속 수감된 이 씨가 다른 사기 행각을 벌인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고 여죄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김동혁기자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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