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화해·치유재단’이 28일 공식 출범한 가운데, 이 재단 김태현 이사장이 출범 첫날 20대 남성이 뿌린 캡사이신(고추 추출물)을 맞아 얼굴이 벌겋게 붓는 봉변을 당했다.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 국장 및 화해치유재단 이사와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2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사건에 대한 각각의 입장을 전했다.
먼저 정 국장은 김 위원장의 상태에 대해 “얼굴 전반에 큰 통증을 호소하셔서 상당히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으시고 상태는 안정이 되신 것 같다”면서도 “마음의 상처가 상당히 컸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작년 합의 기준으로 46분의 생존 할머니가 계시다. 김 위원장은 그중에서 단체에 계신 일부 할머니를 제외한 약 37명의 할머니, 그 가족을 직접 한 분 한 분 만나셔서 합의 의의와 재단 사업 방향을 설명하셨다”며 “대부분의 할머니들이 조속한 재단사업 실시를 희망하셨다. 정부가 한 일을 따르겠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살아생전에 해결하고 싶다. 죽고 난 뒤 해결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재단을 빨리 좀 설립해서 사업을 해 달라는 입장을 보이셨다”고 전했다.
이에 '대다수의 할머님들이 동의한 것이 아니고 판단이 어려운 분들도 상당히 계시다'고 사회자가 지적하자 정 국장은 “제가 지금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일부 피해자 단체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모든 할머니들이 이 합의를 반대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70% 이상, 80% 정도가 찬성하신다는 입장을 보이셨다”고 전했다.
일본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합의하면서 출연하기로 한 10억 엔(약 108억 원)을 한국 유학생 장학금으로 사용하자고 제안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며 “그런 제안을 들어본 적도 없고, 따라서 거절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터뷰에 응한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 대표는 이번 캡사이신 테러에 대해 “사실은 저희도 깜짝 놀랐다. 김복동 할머니도 그걸 생중계로 보시더니 혹시 저쪽 거 아니야? 이렇게 얘기 할 정도로 깜짝 놀랐다”고 입을 열었다.
생존해 계신 할머님 중 30분 정도가 재단 출범에 찬성했다는 재단 측의 발언에 대해서는 “저희들은 1년에도 수도 없이 할머님들을 만난다. 가족들 흉조차도 우리에게는 아주 스스럼없이 다 보는 분들이라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어떤 30명이 그렇게 지지할 수 있었을까? 물음표를 가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재단 출범을 앞두고 식사를 대접하고 싶으니까 나와 달라. 그리고 누가 한복을 해 준다고 하면 할머니 한복 치수 알려 달라, 그날 한복을 맞춰드린다. 어떤 할머니한테는 ‘할머니, 돈이 나왔으니까 돈 받기 위해 나오시라’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전화들을 할머니들이 스스로 하셨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본이 출연할 10억 엔의 사용 용도에 대해 “애초에 이 10억 엔의 명목이라 그럴까, 성격이라 그럴까. 일본 정부는 배상이 아니다.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이 치유금이랬다가 엄청나게 여론의 몰매를 맞고 바로 배상금이라고 했다. 이제는 치유금이라고 정착한 것 같다. 그렇게 왔다갔다 한다는 얘기는 이 10억 엔의 명분이 맞지 않다라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그 10억 엔이 어떻게 쓰이느냐는 별로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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