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소리’에 귀 기울이세요

  • 동아일보

[부산힘찬병원의 착한 의료이야기]정용욱 진료부장

정용욱 진료부장
정용욱 진료부장
“무릎에서 소리가 납니다.” 무릎 진료차 온 환자의 대부분이 말하는 증상이다.

앉았다 일어나거나 자세를 바꿀 때 무릎에서 나는 소리는 무릎 관절을 싸고 있는 구조물이 미끄러지는 소리다. 보통 일회성으로 끝난다. 무릎에서 소리가 난다고 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소리가 계속 나고 붓거나 통증이 있으면 경고음일 수 있다.

무릎에서 나는 소리는 질환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무릎 안에서 ‘덜커덕’ 하고 뭔가 걸리는 듯하면서 힘이 주어지지 않고 무릎을 틀면 심한 통증이 동반되면 연골판 손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걸으면 관절이 빠지는 듯하거나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할 때 뭔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마찬가지다.

무릎을 움직였을 때 ‘뚜둑’ 하거나 장시간 무릎을 구부렸다 일어났을 때 굳는 듯한 느낌과 통증이 있으면 연골연화증이 의심된다. 연골연화증은 무릎 앞쪽 뼈인 슬개골 아래 연골이 물렁해지고 탄력이 없어져 연골 표면이 게살처럼 일어나거나 갈라지는 질환이다. 무리한 다이어트나 출산 후 체중 증가 등이 주요 원인이다.

‘사각사각’ 눈 밟는 소리가 나고 무릎 안에 무언가 끼거나 떠돌아다니는 느낌이 들면 박리성 골연골염일 수 있다. 이는 연골 아래쪽 뼈가 부분적으로 괴사되면서 관절 연골이 떨어져 나가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무릎에 소규모 외상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서 관절 연골을 지탱해주는 뼈에 미세한 골절이 쌓여 생기는 것으로 추측된다. 심한 운동을 장기간 했을 때 많이 생긴다.

격렬한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층에서는 ‘우두둑’ 하면서 통증이 동반되는 추벽증후군이 잘 나타난다. 추벽은 태아 때 형성되는 무릎 속의 부드럽고 얇은 막이다. 3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선천성이다. 운동이나 외상 등으로 추벽이 두꺼워지거나 부어오르면서 연골을 손상시킨다. 이때 반복적인 운동을 계속하면 비정상적으로 자란 추벽이 관절 주변 조직을 찌르면서 ‘우두둑’ 하는 마찰 소리와 함께 붓고 심한 통증으로 이어진다.

중년 이상의 무릎에서 ‘뿌드득’ 하는 소리가 자주 나고 시큰거리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무릎에서 소리가 나면 일단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무릎 관절에 이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점점 소리의 빈도가 늘어나고 둔탁해지면서 통증이 있으면 관절 질환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정용욱 진료부장
#무릎 통증#무릎 질환#연골연화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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