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검찰총장 “진경준 구속, 공직을 치부의 수단으로 이용…허탈 넘어 수치심”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7월 18일 20시 19분


코멘트
사진=김수남 검찰총장/동아일보DB
사진=김수남 검찰총장/동아일보DB
김수남 검찰총장(57·사법연수원 16기)은 18일 진경준 검사장(구속)의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 “국민에게 큰 실망과 분노를 안겨 검찰 조직 수장으로서 마음 깊이 죄송하고 송구하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에서 전국 고검장 간담회를 열어 “고위급 간부 검사가 비리 혐의로 구속된 것과 관련해 검찰조직의 고위 간부가 본분을 망각하고 공직을 치부의 수단으로 이용한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며 “국민을 상대로 여러 번 거짓말한 점에 대해서는 허탈을 넘어 수치심마저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검찰의 명예와 자긍심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당사자의 신분과 불법적인 수익을 박탈하는 등 엄중히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행법상 형이 선고되기 전까지는 검사에 대한 최고 수준 징계는 해임이다. 헌법과 검찰청법에 따라 검사는 신분이 보장되며 국회의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면되지 않는다.

김 총장은 “검찰 고위직에 대한 감찰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청렴 문화가 전체 검찰에 확산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회의에서 고검장들은 체적인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공직을 ‘치부’ 수단으로 삼는 행위 원천 차단 ▲재산등록사항에 대한 검찰 고위직 감찰 활동 강화 ▲독직행위자의 변호사 자격 취득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안 추진 ▲익명 보장된 내부 제보 시스템을 이용한 내부자 제보 활성화 ▲청렴 교육 시스템 정비와 청렴 모델 제시 등을 마련했다.

대검은 최대한 신속히 종합 대책을 만들어 발표할 방침이다.

한편 진경준 검사장은 2005∼2006년 넥슨 김정주 회장의 돈을 받아 넥슨 주식을 취득하고 2008년 넥슨 법인 소유의 3000만 원 상당 제네시스 차량을 제공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한진그룹 자회사인 대한항공이 처남의 청소용역업체에 특혜성 사업 기회를 제공해 일감을 몰아주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등으로 구속됐다. 현직 검사장 신분으로 구속된 것은 검찰 68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