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인재 우리 손으로 키우자” 후원 열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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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 ‘나누미 근농장학재단’
후원회원 수 4600명 넘어서 매월 5200만원 적립 장학금 지원

부안 ‘나누미 근농장학재단’은 전국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장학재단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재단으로 꼽힌다. 6월 10일 열린 장학금 전달식에서 132명의 부안 출신 대학생에게 1억7600만 원이 전달됐다. 전북 부안군 제공
부안 ‘나누미 근농장학재단’은 전국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장학재단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재단으로 꼽힌다. 6월 10일 열린 장학금 전달식에서 132명의 부안 출신 대학생에게 1억7600만 원이 전달됐다. 전북 부안군 제공
“우리 손으로 지역 인재 키워 부안의 경쟁력을 높이자.”

전북 부안군이 지역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지역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한 ‘나누미 근농장학재단’의 후원회원 수가 4600명을 넘어서는 등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후원 회원 수는 전국의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장학재단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다.

부안 나누미근농장학재단은 현재 84억 원의 자산에 후원회원들이 매월 5200만 원씩 적립해 부안 출신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부안군은 1960년대 17만 명에 이르던 인구가 6만 명 이하로 떨어지자 인구 감소 요인을 분석하게 됐고 가장 큰 요인으로 열악한 교육환경이 꼽혔다.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04년 부안군이 3억 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여기에 부안 출신 김병호 서전농원 회장이 부동산 등 10억 원을 기탁했다. 경기 용인에서 밤나무 농장을 운영하는 김 회장은 KAIST에 350억 원을 쾌척하기도 한 독지가다. 부안군은 재단의 이름을 김 회장의 호를 넣어 나누미근농장학재단으로 바꿨다.

평생 땀으로 일궈 온 논을 팔아 2000만 원을 내놓은 할머니와 결혼 70주년 행사 비용 200만 원을 기탁한 90대 노부부도 있었다.

부안군은 이자 수입으로 운영하던 장학기금이 금리 인하로 어려움을 겪자 지난해 3월 후원회를 구성했다. 금액은 적어도 많은 사람이 매달 일정액을 후원하는 십시일반 형태로 바꾼 것이다. 후원회 구성 1년 4개월 만에 매달 1만 원 이상 후원을 하는 사람이 4600명을 넘어섰다. 2900여 명의 군민이 후원회원으로 등록했고 외지에 사는 향우들도 적극 나섰다. 부안과 전혀 연고가 없지만 취지에 공감하는 인사들도 후원회원으로 참여했다.

이 돈은 부안지역 고등학교를 나온 대학생들에게 전달됐다. 지금까지 724명에게 8억7000여만 원이 장학금으로 지급됐다. 지난달 10일에는 지역 출신 대학생 132명이 1인당 200만 원씩의 장학금을 받았다. 이는 한 해 부안 지역 고교 졸업생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대도시에 비해 대학 입시 정보가 부족한 지역 고교생과 학부모를 위해 서울의 유명 입시학원 강사를 초빙해 입시설명회를 열고 진로에 관한 특강도 실시했다. 중고교생 440명에게 인터넷 동영상 강의 무료 수강권을 제공하기도 한다.

부안군은 후원회원을 1만 명까지 늘려 한 해 후원금이 12억 원에 이르면 부안 출신 대학 신입생 전원에게 등록금의 반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규 부안군수는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지역 대학생 전원에게 반값 등록금을 실현시켜 과거 부안의 명성을 되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부안군#나누미 근농장학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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