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유력 경북 성주 “전자렌지 참외 못 먹는다는 소리까지” 울분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7월 12일 17시 52분


사진=성주군청 홈페이지 게시판 캡처
사진=성주군청 홈페이지 게시판 캡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지역으로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 일대가 사실상 확정됐다는 언론 보도가 12일 나온 가운데 참외로 유명한 경북 성주군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군민은 “‘전자렌지 참외’ 못 먹겠다는 얘기가 돈다”며 군 차원에서 반대 운동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경북 성주가 사드 배치 유력 후보지로 거명되면서 11일부터 성주군청 게시판에는 이에 반대하는 군민들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군민들은 “사드가 내뿜는 전자파가 주민 건강과 농산물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사드가 들어서면 이 지역 제 1의 농산물인 참외의 명성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보였다.

한 군민은 “사드 후보지로 성주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며 “(군의)의견 피력이 너무 느린 것 아닌가, 이미 다 확정된 것 눈 가리고 아웅 하려고 시간 끄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벌써부터 ‘전자렌지에서 생산하는 참외는 못 먹겠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다 같이 죽자는 이야기냐”고 군의 늑장 대응을 비난했다.

다른 군민들 역시 “참외 농사로 토질 좋고 공기 좋은 성주에 사드가 무슨 말이냐” “아무리 보상금을 받는다 하더라도, 다들 삭발까지 하며 반대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모든 품목들을 어느 누가 구매하려 하겠냐, 사드 배치를 막아 달라”고 군에 호소했다.

지난 11일 성주군과 성주군의회는 공동성명을 발표해 “(성주군은) 전국 참외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전국 제1의 참외 생산지로, 사드 배치 시 참외 생산 기반이 파괴돼 지역경제가 완전히 무너진다”며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했다.

한편 사드는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12일 국방부는 괌 사드기지를 국내 언론에 공개해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은 이 자리에서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를 측정해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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