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노조, 최저임금 인상 요구 시위 “박 대통령, 세종대왕 정신 계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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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12일 1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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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조, 최저임금 인상 요구 시위 “수백만 삶 모욕하는…” 성명 발표

알바노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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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조 조합원들이 12일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을 요구하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위에 올라가 기습시위를 벌이다 연행됐다.

이에 알바노조는 ‘우리는 왜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갔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동상기단에 올라간 우리를 처벌하기 전에 정작 수백만의 삶을 모욕하는 게 누군지 기억해 달라”고 주문했다.

“세종대왕 동상 기단에 올라가기 전에 세종대왕의 삶과 뜻을 돌이켜 봤다”는 알바노조는 “그의 통치는 오로지 만백성의 삶을 위한 것”이었다며 “세종대왕은 조선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적어도 생계에 부족함 없이 존중 받으며 살아가기를 원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 알바노동자들은 그의 동상에 올라 현재의 통치자가 그의 정신을 계승할 것을 촉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알바노조는 “우리는 기단을 밟으면서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예의는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3만 원으로 한달을 살 수 있다는, 현 최저임금이 생계비로는 부족하지만 최저임금으로는 낮은 것이 아니라는 경총과 전경련의 입장은 국민들을 존중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박근혜 대통령은 천만 국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최저임금 문제에는 한마디도 없다. 대통령은 우리의 삶을 존중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알바노조는 “동상 기단에 올라간 우리를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를 처벌하기 전에 정작 수백만의 삶을 모욕하고 ‘개·돼지’취급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떠올려 달라. 알바노조는 동상에 머리를 조아리며 관광 명소로나 기억되게 하느니, 동상 당사자의 뜻을 이 시대에 펼칠 것을 요구하다”며 자신들의 기습시위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 알바노조 박정훈 위원장과 4명의 조합원이 세종대왕상에 올라 1만 원 짜리 모조지폐를 뿌리며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대통령님, 개·돼지라서 최저임금 만원은 아깝습니까?’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농성했으나 이내 경찰에 제압당했다.

이날 최저임금 인상 요구를 위한 기습시위는 30분 만에 끝났으며 참가자 5명은 모두 연행됐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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