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수락산 살인’ 김학봉에 정신감정 신청…“조현병 앓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1일 17시 03분


5월 29일 서울 노원구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을 살해한 ‘수락산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학봉(61)에 대한 첫 공판이 11일 열렸다. 김 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담당 판사의 질문에 “네”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박남천)는 김 씨에 대해 정밀정신감정을 실시한 뒤 2차 공판을 열기로 결정했다. 김 씨가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어 정신감정이 필요하다는 국선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변호인은 법정에서 “김 씨가 과거 조현병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고, 범행 당시 열흘 이상 굶어 환청 및 망상 증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담당 검사는 “한 번의 진료기록으로 조현병이라 단정 짓기 어렵다”며 반대했지만 재판부는 김 씨의 과거 병력을 인정해 정밀정신감정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국선변호인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김 씨가 무죄라는 것이 아니라, 살해 동기와 당시 상태에 대해 조금 더 명확한 판단이 필요해 정밀정신감정을 실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경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김 씨는 이발과 면도를 한 단정한 상태였다. 오전 11시 재판이 끝날 때까지 시종일관 무표정했다. 검사가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할 때도 김 씨의 태도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피해자의 유가족들은 김 씨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부터 극심한 감정의 동요를 보였다. 피해자 A 씨의 큰 딸은 오열하며, 김 씨가 대답을 할 때마다 진정하려는 듯 한숨을 쉬었다. 김 씨의 국선변호인이 김 씨가 가진 ‘편집 조현병’ 병력을 근거로 정밀정신감정을 신청하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자 유가족들은 탄식하기도 했다. 피해자의 남편은 법정을 나서며 “두 명이나 죽이려고 한 자를 법원이 이렇게 봐줄 수 있느냐. 지금 우리들은 얼마나 피가 말라가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법원은 김 씨에 대해 정밀정신감정을 실시한 뒤 다음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씨에 대한 2차 공판은 다음달 26일 열린다. 앞서 검찰은 범행동기에 강도의 의도가 없고 “두 명을 살해하려 했다”는 진술을 받아들여 김 씨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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