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선 소방위 “쉬는 날에도 불난 집 보면 몸이 먼저 움직여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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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소방서 황정선 소방위, 비번날 화재 진압깵 요양원 피해 막아

9일 오후 9시 7분경 인천 남동구 논현동 집에서 쉬고 있던 황정선 소방위(49·사진)는 우연히 창밖을 내다보다 불이 난 것을 목격했다. 건너편 상가 외벽 에어컨 실외기에서 발생한 불꽃은 이내 상가건물 벽으로 번져나갔다. 즉시 119에 신고는 했지만 큰불임을 직감한 그는 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황 소방위는 불이 난 건물 8, 9층에 요양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막 도착한 소방대가 수관을 연결하며 진화 작업을 준비할 때 황 소방위는 상가 옆 건물 7층으로 직접 올라갔다. 옥내소화전을 이용해 건물 난간에서 불이 난 곳을 향해 물을 뿌렸고, 다행히 요양원으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당시 요양원에는 어르신 38명이 있었다.

화재를 피한 해당 요양원 관계자는 “큰 사고가 날 뻔했는데 소방관들의 침착하고 신속한 대응으로 인명 피해 없이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황 소방위는 “불이 난 것을 보고 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인 걸 보니 천생 소방관인가 싶다”며 “다친 분 없이 화재가 진화되어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황 소방위의 활약상은 함께 불을 끈 인천 공단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이 황 소방위가 근무하는 서울 강서소방서에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알려졌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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