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같은날 묻지마 폭행 2건…묻지마 범죄, 한 해 평균 5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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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26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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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이 발생한지 채 2주가 지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부산에서 또 ‘묻지마’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부산 동래경찰서에 따르면 25일 오후 5시경 동래구 도심 대로변에서 여성 2명이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 피의자 김모 씨(52)는 사건 현장 인근 인도에서 가로수 지지목(길이 1m, 지름 10cm)을 뽑아 길을 걸어가던 70대 여성과 20대 여성을 향해 휘둘렀다. 피해자 정모 씨(78)는 눈밑과 어깨, 갈비뼈 등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고, 서모 씨(22·여)도 머리 부위가 찢어졌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부산에서 또 다른 묻지마 폭행이 있었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이날 널빤지를 휘두르며 난동을 부리고, 관광객(62·여)을 폭행한 혐의로 정모 씨(67)를 불구속 입건했다. 정 씨는 이날 오전 11시45분경 부산 중구 비프광장 인근 한 편의점 앞에서 고함을 지르며 널빤지(가로 20cm, 세로 100cm)를 휘둘러 관광객 등을 다치게 했다.

지난 17일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묻지마’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지만, 곳곳에서 묻지마 폭행이 이어지고 있는 것.

지난 4월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2년~2014년 국내에서 발생한 묻지마 범죄는 총 163건이다. 이 중 살인이 41건(25.1%)으로 가장 많았고, ▲상해 87건(53.4%) ▲폭행은 16건(9.8%) ▲협박 12건(7.4%) ▲방화는 4건(2.5%) ▲손괴 3건(1.8%) 순의 발생 빈도를 보였다. 이를 평균내보면 묻지마 범죄는 한 해 평균 54~55건 발생한다.

또 강남역 사건 피의자 김 씨는 경찰조사에서 “여성에게 무시를 당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지만, 사실상 묻지마 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노리기 때문에 피해자가 남녀노소로 구분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2~2014년 발생한 묻지마 범죄 163건의 피해자는 288명으로 이 중 남성 146명(51%), 여성 142명(49%)인 것으로 나타났다.

묻지마 범죄 원인 및 촉발 요인은 ‘정신질환’이 59건(36.2%)으로 가장 많았다. 앞서 강남역 사건 피의자 김 씨는 프로파일러 조사결과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인 것으로 드러났고, 부산 묻지마 폭행 피의자 김 씨는 2000년 6월 정신장애 3급으로 인정되는 등 정신장애 전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신질환’ 외에 ▲알코올 등 약물남용 58건(35.6%) ▲현실불만 39건(23.9%) 등도 묻지마 범죄의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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