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성 해외출장’ 동료 의원이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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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호식 누리는 사람이 공금 펑펑”… 대전 서구의회 김철권 의원 비판의 글

대전 서구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연수에 대해 동료 의원이 강도 높게 공개 비판했다. 서구 의원들은 외유 연수라는 지적이 일자 거짓 해명까지 했다가 논란을 키웠다.

서구의회 새누리당 소속 김철권 의원(둔산1, 2, 3동·사진)은 최근 둔산2동 주민들이 만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밴드’)에 “평소에도 위원장 자리를 맡아 호의호식을 누리는 사람들이 심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외유성 국외 출장에 개인별 360만 원 상당의 의회 공금을 썼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원들이 총선 투표일(지난달 13일) 직전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국외 연수를 서둘러 추진한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려 글을 쓴다”며 “그동안 한심한 지방의회라는 지적에 각성하지 않고 자신의 영달을 챙기는 사람들을 꼭 퇴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구의회는 2014년 7월 개원 후 자리싸움으로 3개월간 원 구성조차 하지 못해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그러고도 올해 의정비를 공무원 급여 인상분을 적용해 연봉 4154만 원 수준으로 올렸다.

박양주 의장을 포함한 서구의원 7명(새누리당 4명, 더민주 3명)은 지난달 22일부터 6박 8일 일정으로 독일과 스위스를 다녀왔다. 모두 2600여만 원의 예산이 들어간 이번 출장의 명목은 ‘해외 선진 문화 및 기술 견학’이다.

독일 뮌헨과 취리히의 시내, 반호프 거리, 필라투스 산 등정, 벤츠사 방문 등으로 구성돼 지난달 11일 열린 서구 공무국외연수심의위원회에서 외유성 논란이 일자 일부 일정을 바꿔 하루 뒤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심의위가 처음 국외 출장 승인을 부결한 것은 이 밖에도 다른 의원들에게 출장 사실조차 제대로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박 의장은 12일 다시 열린 심의위에서 “동료 의원들의 동의를 받았다”고 해명을 했지만 이는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출발 당일 성명을 통해 “이번 국외 출장은 다수의 외유성 프로그램 중심으로 진행되는 데다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사전에 조율하지 않아 한 차례 부결됐었다”며 “그런데도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조율한 것처럼 거짓 해명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의 비난에 대해 국외 출장에 참여한 한 의원은 “이번 해외 출장은 재독일 충청향우회 초청으로 이뤄졌다. 예산이 부족해 의원 개인별로 20만 원의 자비 부담을 했다”는 반박 글을 같은 SNS에 올렸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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