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 시 강정마을에 투입돼 훈련을 하던 군인들이 고개를 숙인 채 마을 주민들의 항의를 듣고 있는 영상이 공개되자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유튜브에는 ‘총을 든 해군들이 강정마을 안쪽에 나타남’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3분 35초가량의 이 영상에서 군인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군용 트럭에 앉아 있다. 그 주변을 둘러싼 채 화가 나 있는 중년 남성,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들은 “마을에 들어와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 “마을이 전쟁터냐, 민간인들 대상으로 총을 들고 이러면 얼마나 무섭나”라며 항의하고 있다.
군 간부가 “철수하겠습니다”라고 하자 한 주민은 “윗사람들한테 얘기를 해 달라, 강정마을 안으로는 총을 들고 다녀서는 안 된다. 지금 해군들이 마을 안에 일으킨 분란이 크다. 주민들이 무서워서 못 살겠다…”라며 “해군이 상생하겠다고 하면서 이러면 어떡하자는 것인가”라고 항의했다.
군용트럭 뒤에는 ‘해군은 강정주민 다 죽이는 구상권을 취하하라’라는 주장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해군은 제주 민군복합항(해군기지) 공사 지연을 이유로 3월 제주 강정마을 주민 등 116명을 상대로 34억 5000만 원 규모의 공사 지연 배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 주민들은 구상권 청구 소송 취하를 요구했고 군과 주민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영상을 올린 이는 덧붙인 글에서 “해군은 34억 5000만 원의 구상금을 내라고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트럭에 타서 총을 들고 사격 자세를 취한 채 마을 안을 돌아다닌다. 해군기지가 들어섰으니 강정마을까지 강제로 접수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상에서도 의견이 대치되며 논란이 일었다.
한 누리꾼은 “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 복무 훈련 중인 군인을 비난하나, 오히려 주민들이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동조하는 다른 이는 “훈련 중인 군인들이 국민들을 상대로 총을 겨눈 것이겠는가, 군인들을 가로막고 억지를 부리는 행동은 너무하다”라고 말했다.
반면 “훈련 도중 총을 겨누는 행동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군대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이지 국민들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라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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